부드러운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물고 사람 구경을 하다 보면,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 행복한 때는 없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 하나둘씩 풍경으로 피어나고 조금은 행복해지지요.-54쪽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현대인의 소유욕에 의한 신경증적 증상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이것을 언어의 변천 과정을 통해 설명하지요.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대 언어에는 소유를 나타내는 '갖다(have)'라는 동사가 없었답니다. 그러다 언어가 발달함에 따라 점차 소유를 나타내는 말과 어법이 생겨났는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언어적 변화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한 지난 2~3세기 동안에 아주 급격하게 일어났다는 것이지요.-113쪽
지독한 사디스트나 할 것 같은 질문입니다만,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인간이 가장 고통스러워하고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론 사람에 따라, 처지에 따라 또는 상상력에 따라 달리 대답하겠지요. 그런데 1957년 44세의 젊은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는 그것이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이라고 단정했습니다.-183쪽
1947년 6월 10일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된 <페스트>는 초판 2만 부가 한 달 만에 매진되었고, 현재까지 프랑스어 판으로만 500만 부가 훨씬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데 이 소설을 예로 든 프랑스어 사전까지 있다지요.-187쪽
오스트리아 출신의 카를 포퍼는 이러한 유토피아주의에 대해 몸서리를 치며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썼지요. 그는 이 책에서 유토피아주의에 대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최선의 의도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단지 하나의 지옥, 인간만이 그의 동포를 위해 준비하는 그런 지옥을 만들 뿐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유인즉 우선 인간이 이성이 불완전하다는 것이지요.-252쪽
"오래전부터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1인칭 소설은 우선 섬세하고 세련된 문장들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긴 것은 무려 522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어, 이 문장을 종이테이프에 쓸 경우 길이가 약 4미터에 이른다고 하지요. 프루스트는 타고난 감수성으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과 같이' 세밀한 언어를 사용하여 보통 사람들로서는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할 우아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자신의 소설 안에 펼쳐놓았습니다. 바닷가 산책, 소나타의 울림, 꽃의 향기, 마들렌 케이크와 따뜻한 보리수꽃차, 아몬드와 함께 구운 송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나비 한 마리, 아무리 사소한 것까지도 생생하게 그려내는 그의 솜씨는 세상의 모든 독자들을 가차 없이 두 부류로 나누어놓지요. 처음 300쪽 이전에 책장을 덮는 사람과 3000쪽을 마치 중독된 것처럼 읽어내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해.-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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