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철저한 자기자랑용 무료배포 싸인본. 나이는 어리나 진중한 마음이 최고인 MR이 친히 나를 위해 싸인까지 받아다 준 책이지만, 아, 미안해요. 퍽 재미가 없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동도서 저리가라 할 정도로 활자가 큰 덕분에 빨리 빨리 읽히기는 하더라. 아무리 자기PR시대라지만, 자기PR과 자기자랑은 다르지 않나? 이렇게 자랑 일색인 책은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 이후 처음. 미국 가서 누구누구랑 악수하고 사진 찍은 게 최고 자랑인 그나, 어릴 때 이런 칭찬 받았네 저런 칭찬 받았네 하는 게 최고 자랑인 그녀나, 뭐 오십보 백보가 아니겠는가. 이 책을 보고 스스로 '진화'하겠노라 마음먹는 여성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심히 의심스럽다. 딱 한 군데 밑줄 그을 곳은 있더라. 그런데 그 밑줄 그은 부분이, 저자의 '말'이 아닌 '통계자료'라는 게 아이러니. 한미간 전업주부 연봉 통계 비교가 바로 그것인데, 이거 어디서건 한 번은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비교 자료! 남녀가 적절히 섞인 술자리에서 이 통계 슬쩍 풀어내면, 한두시간은 노가리 안주 없어도 시간 잘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