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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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라는 생물이 있다. 일급수 이상에만 서식한다. 철사벌레라고도 한다. 실같이 단순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일정 기간 곤충의 몸속에 기생하다가 성충이 되면 곤충의 뇌를 조정해서 곤충이 물에 뛰어들어 자살토록 만드는 생물이다. 때로는 인간들도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쾌락의 늪에 뛰어들어 자멸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혹시 의식 속에 이성을 마비시키는 허욕의 연가시가 기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23쪽

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카알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는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51쪽

오석같이 경도가 높은 낱말이 있는가 하면 찰떡같이 점섬이 높은 낱말도 있다. 저 혼자 반짝거리는 낱말도 있고 저 혼자 바스러지는 낱말도 있다.-133쪽

글밥 먹는 사람들이 오탈자 무서운 줄 모르면 점 하나 차이로 밥줄이 끊어지는 경우도 있다.-199쪽

불투명한 미래, 흔들리는 젊음, 저물녘 시린 늑골을 적시며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 나는 유행가 한 소절에도 왈칵 눈물이 났었네. 성질 더러운 팥쥐라도 곁에 있다면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싶었네.-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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