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참으로 이상한 일.
혹자가 본다면 <월든>이나 <정원 일의 즐거움>이나 성향이 비슷하다고 여기겠지만, 나는 왜 <월든>은 내 인생 최고의 책이고, 이 책엔 그다지 애정이 가지 않는 것일까.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애정이 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읽히지 않던 책이다. 거의 3개월간을 펼쳐놓기만 하고 다 읽지 못하다가, 빚쟁이한테 쫓기는 느낌 때문에 할 수 없이 정독해버렸다. 하지만 법정스님은 감명을 준 세 권의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에 <걷기 예찬>, <할아버지의 기도>, 그리고 이 <정원 일의 즐거움>을 꼽아 버리셨구나. 나는 법정스님만큼 착한 사람이 아니니, 이 책 나한텐 별로였다고 그냥 고백해 버릴란다.
하지만 좀 더 나이가 들면 재미가 붙을 수도 있겠으니, 한 10년 후 다시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 고등학교 땐 그렇게도 재미없고 지루하던 염상섭의 <삼대>가 서른줄에 들어서 읽으니 굉장히 재미있었던 것처럼, 책을 만나는 나이도 참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