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공부한다고 해서 현명함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에서는 멀어진다. 하루 나태하게 군다고 해서 무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명함에서는 멀어진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 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나날이 자라는 바 있으나,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나날이 닳고 있는 것이다." (동악성제)-34쪽
요즘 나에게 이따금씩 악몽을 안기는 말 한 마디가 있다. '작가의 죽음은 생물학적 죽음 10년 뒤에 온다'는 프랑스 속담이다. 작가의 생물학적 죽음은 진정한 죽음이 아니라는 뜻일 터이다. 죽고 나서 10년 뒤에 작품이 남지 않는다면 그것이 작가의 진정한 죽음이라는 뜻일 터이다.-35쪽
나는 세월로부터 검증 받지 않은 책은 잘 읽지 않는다. 나에게는 10년 뒤에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36쪽
경구라는 것이 그렇다.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떤 경구도 우리를 흔들어놓지 못한다. 그러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읽으면 우리는 그만 소스라치고는 한다. 어느 순간에 내 마음이 그럴 준비를 했던 것일까?-75쪽
나는, 굽은 작대기를 바로잡으려면 반대쪽으로 좀더 구부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88쪽
"생각 없이 사는 일상적 삶, 그것이 바로 악의 근원이다." (아렌트)-89쪽
역서가 좋아 보이면 역자의 저서로 눈길이 옮아가는 법이다.-100쪽
"외국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나이만큼 되는 숫자의 친구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외국 여행이 삶의 외연, 인연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는 뜻으로 나는 들었다. 그는 이렇게 묻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이 세계로 나갔더니 세계가 당신에게로 오기도 하던가? 풍경만 보고 왔는가, 사람도 사귀고 왔는가?-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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