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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책 어느 곳에 '심경루만행'이란 다섯 글자가 있다. 마음에 만 줄기 눈물이 흐른다는 뜻.
읽는 내내 마음에, 얼굴에, 만 줄기 눈물이 흐른다.
소설과는 하 상관 없던 유부녀가 어느날 갑자기 휙 내놓은 소설. 독자에게는 어느날 갑자기 휙 던져진 책이지만 작가에게는 만 줄기 피고름과 눈물이 흘러서 탄생했을 책. 이 역시 '키친 노블'의 한 종류이겠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키친을 넘어 우주 삼라만상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동양판 '백년의 고독'이라고 하면 너무 넘치는 칭찬일까. 읽고 나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참 고맙고 고맙다.
(고마운 마음에 김진규 작가님에게 살짝 메일을 보냈었는데, 돌아온 답장이 또 너무나 고맙다. 자랑삼아 메일을 슬쩍 공개하자면..
감사하다는 님의 마음을 저는 더 고맙게 받겠습니다. 오늘 산에 올랐는데 우리 왈왈양이 평소와는 다르게 심할 정도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봄의 기운을 느껴서 흥분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도 약간 달뜬 상태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님의 이번 봄이 향기롭기를 바랍니다.)
서태지한테 팬레터 쓴 이후로 처음 쓴 나름의 팬레터였는데 답장이 오다니.. 메일 속 문체 하나하나가 소설의 연장인 것 같아서 나 역시 달뜬 상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