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 서평단 알림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
릭 게코스키 지음, 차익종 옮김 / 르네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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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당첨 도서입니다.>

직업과 취미가 같다는 건 꽤나 이상적인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과연 몇 퍼센트나 그런 이상적인 삶을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 릭 게코스키는 그런 이상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 중 상위 1%의 소득을 갖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가끔 헌책방에 들어가 한두시간 먼지 잔뜩 뒤집어쓰고 책을 골라들긴 하지만, 그건 순전히 '소비'일 뿐이지 릭 게코스키처럼 '소득'은 아니다. 그것도 아주 어마어마한 소득. 직업이 부러운 건 둘째 치고, 그의 방대한 독서량과 지식량도 부럽다.

다시 한 번, 부러운 건 둘째 치고.

휘귀본 수집가라는 특이한 직업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특히나 대작가들의 소소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건 이 책의 최대 백미. 그 중에서도 꽤나 흥미가 동했던 작가들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윌리엄 골딩, J.D. 샐린저, 잭 케루엑, 조지 오웰, J.K.롤링.. '되게 대단하구나'가 아닌 '꽤나 꼬장꼬장하네.' 느낌이어서 한층 인간미가 느껴지기 때문인데... 그 중 잭 케루엑은 몰랐던 작가의 대발견 수준. 뉴욕 여행 갔을 때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잭 케루엑 특별 전시를 했었는데, 그 때는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그 사람이 남긴 만년필이며 회중시계(이것들은 원래 좋아하는 아이템이니까)를 몰래 찰카찰칵 해대고, 미국 젊은이들이 무지 좋아하는 작가인가보다, 온 더 로드가 뭐다냐 했었는데.. 역시나 무지의 소산이었구나. 잭 케루엑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도서관에서의 전시가 마음에 팍팍 와닿았었을 텐데. 이 책이 좀 더 일찍 출판되지 않았다는 게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부분. 본인의 무식함을 출판 시기 탓으로 돌리는 게 죄송스럽지만 말입니다.

각 챕터의 앞장엔 작가들의 사진과 함께 친필 사인이나 친필 헌사 등이 함께 인쇄돼 있는데, 평소 좋아하던 작가의 필체를 감상하는 것도 잔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굳이 별 하나를 뺀 건, 이 책이 마냥 재미있게만은 읽히지는 않는다는 점 때문. 작가별로 호불호가 다르기 때문이겠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가 부분은 그냥 훌렁훌렁 넘기게 된다.  그러니까, 딱 절반만 재미있었다는 얘기. 이 책을 구매하기 전에 목차를 훑어보고 각자의 호불호를 먼저 따져보는 것도 좋을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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