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8월
구판절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버리면 이런 저런 일들이 딱딱하게 굳어져 버려. 시멘트가 양동이 안에서 굳어지는 것처럼 알이야.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되돌아갈 수 없게 되고 마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미 너라는 시멘트는 단단하게 굳어져 버린 셈이니 지금의 네가 아닌 다른 너는 없다는 얘기잖아?"-25쪽

그런데도 처음 그녀와 마주했을 때, 나 자신도 영문을 알 수 없을 만큼 강렬하게 그녀에게 끌리게 됐다. 그건 마치, 대낮에 길을 걷다가 느닷없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소리 없는 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65쪽

"하지메, 이 가게에서 추천하는 칵테일은 없니?"
"우리 집에서 만들어낸 독창적인 칵테일이 몇 가지 있긴 하지. 가게 이름과 같은 '로빈스 네스트'라는 게 있는데 그게 제일 반응이 좋아. 내 작품이지. 럼과 보드카가 베이스야. 마시기는 좋은데 꽤 술기운이 돌지."
"여자를 유혹하는 데 좋을 거 같구나."
"이봐, 시마모토. 넌 잘 알지 못하는 거 모양인데 칵테일이라는 건 애당초 그걸 목적으로 존재하는 거야."-143쪽

<스타 크로스드 러버스 / 엘링턴>-149쪽

"있잖아, 하지메"라고 그녀는 말했다.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종류의 일들은 되돌릴 수 없어. 한 번 앞으로 나가고 나면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지. 만약 그때 뭔가가 조금이라도 뒤틀렸다면 그건 뒤틀린 채로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마는 거야."-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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