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철학은 외부의 의견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새로운 요소를 도입한다. 상자를 하나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른 사람들의 인식은 모두 이 상자에 먼저 들어가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만일 그것이 참이면 더 강한 힘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만일 거짓이면, 웃음을 터뜨리거나 어깨를 으쓱하고 털어버리는 것으로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주지 못하고 사라져버린다. 철학자들은 이 상자를 '이성'이라고 불렀다.
-철학--156쪽

"어디에서나 가장 터무니없는 관습과 가장 어처구니없는 의식들이 '하지만 그것이 전통이야'라는 말로 용인되고 있다."
-철학--163쪽

비난 가운데도 오직 진실한 비난만이 우리의 자존심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며 자학하는 습관을 버리고 그들의 의견이 과연 귀를 기울일 만한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사랑을 구하는 사람들의 정신에 존경할 만한 구석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때도 있다.
-철학--164 쪽

톨스토이의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
-기독교--291쪽

헤로도토스의 말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는 잔치가 끝날 무렵 참석자들이 거나해져 있을 때 하인들이 들것에 해골을 담아 연회장 탁자 사이를 돌아다니는 관습이 있었다.
-기독교--298쪽

죽음에 대한 생각의 가장 큰 효과는 나일 강변에서 술을 마시든, 책을 쓰든, 돈을 벌든, 우리가 당장 일어나고 있는 일로부터 가장 중요한 일로 시선을 돌리게 해준다는 것이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덜 의존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신 죽어주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 자신의 소멸을 생각하다 보면 우리가 마음속으로 귀중하게 여기는 생활방식을 향해 눈길을 돌리게 된다.
-기독교- -299쪽

어떤 사람이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것이 많다는 뜻이다. 시인이 걸을 수 없다는 것은 큰 날개 때문이다.
-보헤미아--372쪽

1850년대에 파리에서 일군의 보헤미안 학생들이 "판사와 약사를 불쾌하게 만들" 목적으로 클럽을 열었다. 그들은 목적을 달성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한 끝에 스스로 '자살 클럽'이라고 명명하고, 모든 회원이 서른 살이 되기 전에 또는 대머리가 되기 전에-어느 쪽이든 둘 중의 하나가 먼저 닥치기 전에-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원 가운데 실제로 자살한 사람은 하나뿐이라고 전해지지만, 그럼에도 프랑스 하원의 격분한 정치가가 이 클럽이 "부도덕하고 비합법적인 괴물"이라고 비난을 했기 때문에 이 클럽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었다."
-보헤미아--37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