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에 처한 사람들이 흔히 겪게 되는 현상 중 하나는 종종 특정 단어에 사로잡힌다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짧은 시기 동안 서로 다른 장소에서 그 단어를 여러 번 듣거나 읽게 된다. 그 단어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다만, 사람의 감각들이 열리고 나면 아주 신비하게도 언어의 조각들이 기호들을 끌고 나오기 때문에 갑자기 두드러져 보이게 되는 것이다. (문자의 데자뷰)-15쪽
필적학에서는 사람들이 쓰는 글주 중 알(r)자보다는 티(t)자에 그들의 성격이 더 잘 드러난다고 하는데 근거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 기울어진 글자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기울이지 않고 똑바로 쓴 글씨체는 세상에 초연한 자세를 보여준다. 점점 위쪽으로 향하는 필체는 낙관적인 심리 상태를 나타내고, 글씨가 아래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기분이 암울하거나 신체적으로 피곤하다는 표시다. 촘촘한 글씨는 실용주의와 논리적 사고의 표식이고, 장식적인 필체는 겉멋을 나타낸다.-2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