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본점 앞에서 만나 - 어느 직장인의 로또 명당 탐방기
원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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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고약한 습성이 있는 걸까?  - P85

인생의 리듬이 안단테에 맞춰 간다. 안단테는 ‘걸음걸이 빠르기로‘라는 뜻인데 보통 ‘느리게‘로 해석된다.  - P90

유명한 지역 맛집 근처엔 으레 로또 명당이 보쌈에 곁들이는 무말랭이처럼 붙어 다닌다. 로또 명당의 원리는 실로 간단하다. 당첨자가 많이 배출되려면 그만큼 많이 팔려야 한다. 맛집 탐방에 진심인 대한민국 사람들은 맛만 좋다고 하면 첩첩산중에서도 간판도 없이 운영하는 식당도 어떻게둔 찾아가지 않나? 맛집으로 인정만 받으면 손님의 유입이 끊기지 않을 거고, 근처에 있는 로또 판매점의 고객 또한 당연히 확보되는 데다가, 많이 팔린 만큼 당첨자가 배출될 확률 또한 높아진다. 자연의 순리다. Circle of Life가 아니라 Circle of Lotto다. 다양한 음식도 경험하고 명당에서 로또를 구입해 당첨 확률도 높이고. 이것이 바로 일석이조.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월급 받고 명절 보너스 받고.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문 앞에 있던 택배도 가져오고. 뭐 그런 거지. - P102

서울에서 함부로 웃으면 사기꾼이 달라붙고, 쉽게 울면 사이비가 붙는다고 엄마는 나에게 신신당부를 했다.147 - P147

서울의 명당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로또 판매점애서 숱하게 산 로또들은 모조리 낙첨. 차라리 5천 원으로 스무디나 사 먹을걸. 확실한 행복에 투자할 돈은 없고 불완전한 상상을 위해 꼬라박을 돈은 있는 내 삶. - P149

로또에 당첨되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지금 당장 한 달에 만 원이라도 후원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바꾸었다고 해야 할까. - P151

서울에서 흘린 눈물은 이 도시에 바치는 구독료라 생각하니 그럭저럭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 P155

"당첨아 되겠나. 돈만 날리는 거지."
"그런 마음으론 뭘 해도 안 될 끼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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