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토록 빗소리를 들었더니 어느 순간 소리가 사라졌다. 내가 빗소리 속에 있는 게 아니라 빗소리가 내 안에 있었다.-44쪽
"맞아요. 아무리 좋은 희곡을 썼다고 해도 셰익스피어 앞에서 벤 존슨은 그림자에 불과하죠. 예술세계만큼 냉혹한 사회도 없어요. 한 명의 천재를 위해 수천 명의 범재를 희생시키닌까요."-49쪽
전기 집필이란 고작 1백여 개의 조각만을 겨우 긁어모은 뒤, 1천 개의 조각이 필요한 퍼즐을 완성시키겠다고 덤비는 아이의 무모한 유희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105쪽
"이렇게 눈 오는 날 흔히 애욕의 갈등이 생기는 법이야."-135쪽
"무슨 일이든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익히면 어느 수준은 넘어갑니다. 대충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습니다. 그건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한 사람에게 세월이 주는 선물일 따름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누구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지요. 달인이라고 할 정도가 될 때는 뭔가 다른 게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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