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시절, 담임이 ‘직각의 순간‘에 대해 말해준 적이 있었다. 어떤 세계를 하나의 그림으로 이해해내는 섬광 같은 순간이라고.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눈을 가리고 있던 무의식의 막이 한 손에 찢겨나갔다. ‘설마‘라는 저항의 벽이 한 방에 부서졌다. 갇혀 있던 상상이 급류처럼 쏟아져내렸다. 그런 걸 상상할 수 있는 자신의 머리통이, 정말이지 끔찍스러웠다. - P366

비명조차 지를 틈이 없었다. 입 한 번 열기도전에 새카만 어둠이 몰밀어왔다. 눈이 내리 감겼따.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손도끼칼을 치켜든 유나였다. 그것이 자신을 향해 내리꽂히기 직전, 어둠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아득한 곳에서 유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둑년......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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