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 오는 파도가 있다.
수많은 분자들로이루어진 산이다.
자신의 키보다 1조 배만큼이나 서로 멀리 떨어진 채
어리석게도 자신의 일만을 생각하는가 하면
한편 조화롭게 어울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이룬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
그 어느 누구의 눈도 아직 열리기 전부터
긴긴 시간 동안
지금의 모습 그대로 천둥처럼 해변을 때려 왔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감상해 줄 생명도 없는
죽은 행성 위에서.
태양이 엄청나게 뿜어대는
우주 공간으로 뱉어내는
에너지의 고문을
잠시도 쉬지 않고 받았다.
진드기 하나가 바다를 포효하게 한다.
바다 깊숙한 곳에서
모든 분자들은
서로의 모습을 반복한다.
그리하여 새롭고 복잡한 모습이 형성될 때까지.
그들은 다른 분자들을 서로 자기들처럼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춤을 시작한다.
점점 더 커지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살아 있는 것들
원자들의 덩어리
DNA, 단백질
점점 더 기묘한 형태의 춤을 추는구나.
요람에서 나와
마른 땅 위에
지금 여기에
서 있다.
의식이 있는 원자들,
호기심이 가득한 물질이구나.
바닷가에 서서,
신기한 것들을 신기해 한다.
나는 원자로 이루어진 우주이며
우주 속의 한 원자인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깊게 생각해 보면 위에서와 같은 가슴 벅찬 경이감과 신비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식을 더 많이 쌓게 되면 더 깊고 더 황홀한 신비감에 빠지게 되어 더욱더 깊이 파고들게 됩니다. 찾게 될 해답이 우리에게 실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추호도 없습니다. 오직 즐거움과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돌을 뒤집을 때마다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이상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서 좀 더 황홀한 신비의 세계로 끌려 가는 것입니다. 얼마나 위대한 모험입니까! - P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