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는 빛이 있고 눈에는 불이 있었다.‘
그런 표현을 떠올렸다. 그 옛날 초원에서 벌어지곤 했던 잔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을 묘사할 때 쓰던 옛사람들의 표현이었다. 적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귀하게 길러져서 결국 그 모든 사람들을 이끌게 되는 아이들.

<초원의 시간> - P271

그리움이 새겨져 있다면 걸어다녀도 비석이다. 나는 그날부터 비석이 되었다.

<양떼자리> - P292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멀리 멀리 아주 먼 곳에서, 양치기신이 커다란 구름양떼를 이끌고 하늘을 건너셨다. 양들에게 별을 먹이기 위해서였다. 늘 깨끗한 옷을 입고 있는 양치기신이었지만 그분의 양떼는 그렇지 않았다. 별을 뜯어먹다가 밤이 묻는 바람에 입가가 새까매지곤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구름양들이 어떻게 했는지 아니? 옆에 있는 다른 구름양들한테 닦아버렸단다. 털이 아주 폭신했거든."
"그러면 다른 애들이 지저분해지잖아요."
"그래서 양치기신이 화가 나신 거지. 까매진 구름양은 양처럼 보이지도 않거든. 그래서 큰 소리를 치면서 양들을 땅으로 쫓아보내셨대요. 별을 못 뜯어먹게 하려고. 깜짝 놀란 구름양들이 한데 모여서 파르르 떨면 그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거란다."

<양떼자리>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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