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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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온다 리쿠는 <밤의 피크닉>을 집필하기 전, 보행제에 참가해봤던 게 분명하다. 안나의 동생처럼 몰래 흰 체육복을 구해 입고 걸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농밀하게 걷는 동안의 감정을 전달하지 못하리라. 머리로 체득한 철학보다 몸으로 체득한 철학이 더 절절하다는 게 평소의 지론이었는데, 나도 깊은 생각을 좀 해보기 위해 그들처럼 하루 낮과 밤을 꼬박 걸어봐야 할 일이다.

그리고.

밑줄을 긋다가 발견한 예상치 못했던 버릇 하나. 왠지 오른쪽 페이지, 그러니까 홀수 페이지에만 밑줄이 그어지더라. 나의 뇌는 왼쪽을 읽을 때보다 오른쪽을 읽을 때, 더 팽팽 돌아가나 보다. 혹은 오른쪽에 시선이 머무를 때 감성이 이성을 누르는지도... 다른 책에 비해 유독 밑줄긋기를 한 독자들이 많아 하나하나 다 살펴봤는데, 같은 곳에 밑줄 그은 사람들이 꽤 많은 것도 반가운 일. 역시 좋은 생각은 어디서나 통하는 법이다. 시간과 마음, 그리고 요즘 상처받은 '연애'에 대해서도 배울 것이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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