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에 대해 외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던 것은 상식적으로는 설명이 안 됐기 때문이겠죠. 천연자원이 풍부했던 것도 아니고, 인구가 많아 시장이 컸던 것도 아닙니다. 공장을 지을 돈도 없었거니와 있는 공장도 전쟁 때문에 파괴가 됐죠. 자본의 축적 정도가 형편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은 창업 1세대들의 기업가정신을 빼고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가난과 빈곤에서 벗어나 한번 잘 살아보자는 강한 성취 동기와 승부 정신으로 똘똘 뭉쳐진, 야성적이고 동물적인 충동과 본능 말입니다.-65쪽
경제학 개념인 모럴 해저드라는 안경을 쓰면 안 보이던 것도 보이고, 봤던 것도 달리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벌의 성장사가 그렇습니다. 대마불사는 전형적인 모럴 해저드입니다. 정권 차원의 몰아주기식 자원 집중이 이뤄졌지만 감시나 모니터링도 없었고, 실패에 대한 패널티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할 수 있었던 것이죠. 바로 여기에 재벌 성장사의 또 다른 비밀이 있습니다. 이런 국가적 모럴 해저드는 역설적이게도 1970년대 한국 경제의 압축 성장을 가져왔고, 또 이런 모럴 해저드는 당연하게도 1997년 외환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우리의 영웅들이 만든 우리 역사의 일그러진 한 단면이 바로 외환위기입니다.-71쪽
기업을 알기 위해 족보까지 살펴봐야 한다니, 아마 우리나라 직장인들만 겪는 고통일 겁니다.-112쪽
소득 격차를 측정하는 지표 중에 지니계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0'에서 '1'까지의 값으로 표현하는데, '0'이면 완전 평등, 즉 국민 모두가 똑같이 나누어 가진 경우입니다. '1'이면 국부를 한 사람이 다 거머쥐는 사회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지요.-23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