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주 한 잔 합시다
유용주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쏘주 한 잔 하자는 말은, 몇월 며칠 몇시에 만나자고 정확히 약속을 하지 못할 때, 늘상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 약속이 지켜지는 건 정말 드문 일. 진심으로 쏘주 한 잔 기울이고 싶을 정도로 정든 사람이지만 근래에 서로 너무 바빠 시간을 맞출 수 없을 때 급하게 헤어지며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엔 그렇다.

그런데 유용주의 책을 읽으면 당장 전화 걸어 친구와 쏘주 한 잔 해야 한다.  유용주의 주장에 의하면, 술은 시를 낳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술은 시를 낳고 바다는 파도를 낳고 하늘은 구름을 낳고 별은 별똥별을 낳고 달은 밤바다에서 해를 통째로 집어삼킨다." 바다 덕분에 파도가 있고 하늘 덕분에 구름이 있는 게 당연하듯이 술 덕분에 시가 있는 법.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건 진리가 된다. 고맙게도 술 마실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마음 맞는 친구와 나눠 읽고 밤새 쏘주 한 잔 앞에 놓고 토론해도 좋을 책이다. 몇 날 며칠을 아껴 읽은 후 친구와 만난다면 참 좋겠다.

 

- 유용주의 책 안에서 또 한 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비단결 같은 서정의 눈물방울'이라고 찬사를 받았던 감성의 작가 한수산의 <부초>". 유용주가 칭찬한 책이니 일단 그럴 듯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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