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마르셀 에메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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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 만한 속내 이야기가 없어서 그저 남의 얘기를 듣기만 해야 하는 신세만큼 처량한 것도 없다. 누구나 알다시피, 고전 비극에서 우리를 진짜 슬프게 하는 것은 주인공의 비밀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의 비극이다. 평생 특별한 일이라곤 겪어본 적이 없는 순진한 사람들이 자기 모험을 자랑스러워하는 주인공의 장황한 이야기를 체념한 채 다소곳하게 듣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칠십리 장화 中>-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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