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에게 좋아하는 소설을 물어볼 때 제일 흔한 대답 중 하나가 바로 '위대한 개츠비'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소설이길래 이다지도 열광하나 싶어 읽어봤다가 '흥!' 소리만 연달아 냈었다. 생각보다 기대 이하였기 때문인데, 이상하게도 그 여운이 오래 남아 몇 달 지난 후 다시 한 번 읽어봤었고 그제서야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릴 정도였으니 피츠제럴드에 대한 나의 애정은 정말 얕은 시냇물 수준. 단편을 꽤 썼단 얘기를 듣고, 그렇다면 과연 단편은 얼마나 큰 여운을 줄까 싶어 덥석 집어들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흥!'. 번역할 때는 영어보다는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원서로 읽으면 멋진 구절일 수도 있겠는데 번역해 놓으면 영 딴판인 문장들이 간혹 있었을까봐(?) 아쉽다. 번역문장에 비해 플롯은 참으로 훌륭한 듯하다. 장편으로 죽죽 늘려도 부족함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