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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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이 쫌 두꺼운 만큼 '짧은 서평'은 '긴 서평'이 될 예정.

인용도 긴데, 서평도 길다. 스앞주의


2. 용어 정의

▶플라시보 / 노시보

: 가짜약이 병을 낫게 한다는 긍정의 효과/가짜약이 병에 걸리게 한다는 부정의 효과

▶부정편향 / 가용성 편향 (47쪽 인용 참조)

: 긍정보다 부정에 더 쉽게 이끌리는 경향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대상은 흔하다고 추측하는 경향

▶호모 퍼피

: 연결될수록 더 똑똑해지는, 주위와 관계를 맺는 본능을 가진, 사교적인 인간

▶괴베클리 테페

: 왕과 관료가 지배하는 농경사회 이전, 탄소연대측정 1만 1천 년 이전

수렵-채집인들이 지은 공동건축물, 저자는 집단 작업 사건이라 함.

엄격한 계층 구조 없이 사원과 도시 전체를 건설한 사회.


3.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한 반론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 짐바도르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제노비스 사건, 깨진 유리창

: 연구자의 요구와 개입, 피실험자의 역할극으로 원하는 결론 도출

제노비스 사건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 건 언론의 거짓말, 이웃들은 도움도 주고 신고도 했다고.

▶ 제러드 다이아몬드, <문명의 붕괴>, 이스터섬의 비극

: 이스터섬의 몰락은 환경파괴 때문이 아니라.유럽 선박에서 내린 유럽인의 공격 때문.

▶ 윌리엄 골딩, <파리 대왕>, 인간성의 어두운 면

: '1960년대 통가 조난자들의 결말'(63쪽),

진짜 조난당한 여섯 명의 소년들을 1년이 넘도록 아타섬에서 지내며 '먹을거리를 가꾸는 정원, 빗물을 모아두기.위해 속을 비운 나무ㄷ 등, 체력 단련장, 닭장, 언제나 꺼지지 않는 불'을 '낡은 칼 한 자루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모든것을 수작업'(70쪽)으로 해냄. 물론 평화롭게, 화합하며.

한 아이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 외에 큰 사건 없음. 물론 다른 아이들이 부목을 대고 돌봐줌.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50년 지기가 될 만큼 사이가 좋음.


4. 요약과 감상

폭력성보다는 친화적인 사교성을 더욱 발전시킨 우리, 인간은,

강아지, 퍼피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 중요시한다.

그래서 우리는, 호모 퍼피.

그러니 진화된 우리 본능에 걸맞게 서로 사랑하자!


그런데 왜 다툼과 전쟁은 끊이지 않는가?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와 '우리 아닌 타인'을 구분 짓고

'우리'에 속한 이들에게 맹목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하는.일이 악해 보일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선한 일'이기 때문에 감내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하는 우리'는 비아를 공격할 때조차 주저한다는데,

1차 세계대전에서 참호전을 펼치면서도 사람이 맞지 않을 하늘을 향해 총을 쏘고

크리스마스에 휴전하고 적군과 함께 성가를 부르며 축하하는 이들,

회수된 총 가운데 95퍼센트는 여전히 장전되고 쏘지 않았던, 게티즈버그의 머스킷총 등

인간으로서의 우리는 여전히 상대를 인간으로 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전쟁에서 제일 많은 사상자를 만드는 것도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 어려운 거리의 원거리 공격이라고.


우리를 나쁘게 만드는.것은 우리가. 가진 본성이 아닌

편향성, 공감하지 않는 리더, 범람하는 뉴스, 잘못된 연구와 인용, 확대ㅈㅐ생산이다.


혼란과 폭력은 없었다며 카트리나 피해 사례를 들어

닥치는 재난은 오히려 서로, 무조건적으로 협력하게 한다고.

그러니 '현실적'이라는 말은 '냉소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믿고 ㅈㅏ신의 선의를 보여주는 것,

좋은 일을 하는.것이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고 실행하라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예수살렘의 ㅇㅏ이히만>에서 말한 '악의 평범성'이 아니라

<이웃집 살인마>나 <파리대왕>에서 말하는 '폭력적 본성'도 아니고

홉스가 말하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도 아닌

우리, 인간 자체가 평화와 공존을 사랑하는 우호적인 존재라는 것.

문명과 사회 체제가 그것을 방해할지라도

서로 믿고 의지하는, 연민하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인용된 책들 가운데 많은 책을 읽었다는데 뿌듯함을 느꼈지만,

반대로 왜 그리 인간,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책들을 읽었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정말로 나는, 인간성의 어두운 부분을 알고.싶었나?

아니면 부정적인 면에 더 끌리는 부정편향 때문이었나?

생각해 보면 피해를 입은 일보다 작은 친절로 기뻤던 일이 많았는데 말이다.


인간이 가진 속성은 좋기만 하지도 않고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나는 나쁘다'를 주장하기보다

우리는 '샤이 친절(믿음)'이니 부끄러움을 밀어내고

서로 친절과 믿음을 베풀어보자.


나의 악한 면, 선한 면을 모두 인정하고

나의 악한 면을 넘어설 수 있는 나의 선하고ㅈㅏ 하는 본능을 믿어보자.


문의 앞과 뒤, 처음과 끝, 전쟁과 평화,

그리하여 문의 수호신이 된 야누스처럼

우리도 인류애의 수호신이 되어보자.

그래서 늘 평화롭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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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대전의 끝 위픽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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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이면서 작가인 곽재식의 2023년 작품으로 짧다.

익히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읽어보긴 처음인데

SF는 역시 현실의 은유다.


작가는 "대단히 큰 규모의 공간과 한 작은 사람이 차지하는 영역이 관계 짓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다는데,

다른 말로 바꾸면

'시간과 공간에 편재하는 신과 신에 대적하는 작은 인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뇌세포가 뉴런으로 이루어져 촘촘한 신명망을 이루듯이

우리_우주 역시 촘촘히 연결된 거대 우주에 속해있다.

그 거대 우주엔 '우주 골치'라고 이름 붙여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편재하는 존재가 있다.

'우주 골치라는 신'을 발견한 외계행성 사람들 '석구인'은

신에게 소원을 빌고 '신'은 당연히 소원을 들어주기도 하고 안 들어주기도 한다.

원칙도 없고 규칙도 없다.

이에 대해 소원이 이루어지는 원리를 찾는 '석구인'들의 토론은

스키너의 비둘기 실험에 등장하는 비둘기를 보는 것 같다.

먹이를 나오게 하는 특정 행동이 있다고 믿고 반복하는 일명 '미신 믿는 비둘기'.


매우 발달했지만 인간과 그리 다르지 않은 석구인들은 '신'을 원망하고

'우주 골치'를 없애겠다 다짐한 후 전쟁을 벌인다.

그것이 바로 책 제목인 우주 대전.

전쟁의 끝에 '신'이 도달한 곳은 지구인 허풍선이의 머리 속인데

그 머릿속에 파편화된 '우주골치'의 마지막 하나까지 없애겠다는

석구인들의 의지가 굳세다.


작가의 의도는 어떠했나 묻지 않아 알 길이 없지만,

나는 이렇게 읽었다.

'신'에 대한 인간의 도전, 저항, 그 끝은 '신'의 죽음이라고.

즉 초은하단 하나하나가 사람의 뇌세포 덩어리이고, 서로 엮인 초은하단들의 전체 구조는 사람의 두뇌인 것이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자 우주_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두뇌 역할을 했고, 거대한 하나의 정신처럼 활동하게 되었다. - P20

우주_ 골치는 우주의 모든 초은하단, 모든 별 그 자체이니, 말하자면 우주 전체를 차지하는 크기 아닌가? 그러므로 우주_골치는 사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덩치라고 할 수 있었다. - P23

왜냐하면, 우주_골치가 생각을 하는 데 이용하는 핵심적인 방법인 웜홀 연쇄반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_골치의 생각은 보통 생명체의 생각과 달리,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었다. - P24

한마디로 우주_골치가 어떤 문제는 해결해 주고, 어떤 문제는 해결해 주지 않는지를 너무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석구인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어떤 석구인들은 그래도 우주 골치가 좋은 일을 대체로 많이 도와줄 거라 믿고 열심히, 성의 있게 마음의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32

"이 일이 성사되면 그 우주_전체의 마음을 완전히 파괴하실 건가요? 좀 아쉽다면 아쉽지 않습니까? 우리의 모든 마음과 정신이 알고 보면 우주_전체에 가득 찬 정신의 일부라는 게 좀 안심이 되기도 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자 석구인이 대답했다.
"그런 느낌은 어린애들이 보이 스카우트 단복 처음 입어보고 좋아하는 거랑 비슷한 거죠."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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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씨, 말투, 말매무새 -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말할까
한성우 지음 / 원더박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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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지표는 여러 가지다.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어떤 옷차림을 하고 있는지, 어떤 태도와 표정을 하는지 등.

그중 단연 중요하다고 생각하건 '말'이다.

입을 열어 '말'을 시작하면서 매력이 발산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그 구림에 도망가고 싶은 이도 있으니까.


자라면서 쓰는 말(말씨, 방언)과 연령과 집단에 따른 말투,

관계와 상황에 따라 말을 엮는 '말짜임'을 가지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들려주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대하는 태도와 진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뚫린 입으로 거칠게 쏟아져 나오는" 천박한 말과

"흘려듣거나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것은 "말이 아니다"라며

말매무새를 중요시한다.


말매무새를 가다듬어

변화하는 언어를 관대하게 바라보고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며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들으라는 말씀.

그래, 시대가 달라지며 단어가 변하고 발음이 변하는 게 맞지 하며 열심히 동의하다

과도한 높임법과 준말에 이르러서는 내가 꼰대인가 하는 고민을 잠깐 해 보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잠깐.

나는 지적질 대신 파란 펜을 들어주니까.

(빨간펜으로 체크하면 속상할까 봐 파란 펜 사용 중, 나는야 파란펜 선생님)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우리_ 말.

남의 나라말을 잘 쓸 생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우리말을 잘 쓰도록 생각해 보자.

말이 아무리 변화한대도 기준은 알아야 하고,

옷 태(핏)를 가다듬는 것 이상으로 말매무새도 가다듬는 날들이 되길

한글날을 맞이하며 바라본다.

2022년 9월 전 국민이 ‘바이든‘과 ‘날리면‘을 구별하라는 듣기 시험을 보아야 했던 날 결심했다. - P4

이 책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말할까?‘에 대한 답을 ‘말씨, 말투, 말짜임‘에서 찾아 바람직한 ‘말매무새‘를 모두가 함께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썼다. - P4

정말 다른 것은 다르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같다고 여겼던, 혹은 같아야 한다고 우기는 대상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다름을 말한다. 각 지역의 말이 대부분 같지만,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이다. - P25

세종대왕은 함경도_말을 썼는가? 문헌상의 직접적인 기록이 없으니 여러 정황과 간접적이 증거를 토대로 추론할 수밖에 없다.……세종은 한양에서 나고 ㅈㅏ랐으니 뿌리는 함경도 말씨이되 주변의 말씨가 뒤섞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용비어천가」를 비롯한 한글 창제 직후으ㅣ 문헌은 함경도 말씨의 특징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오늘날 중부 지역의 말에는 없는 성조가 있는 게 그렇다. 문헌에 반영된 성조는 오늘날의 함경도 성조와 매우 흡사하다. - P35

높임법체계는 이미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화 및 합리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과거에는 ‘해라-하게-하오-하십시오‘와 같은 네 개의 체계를 썼었는데 요즘에는 ‘해요-해‘ 두 개의 체계를 쓴다. 그저 높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기만 하면 되니 전혀 복잡한 체계가 아니다. 격식을 차려야 할 자리나 문어체에서는 ‘하십시오‘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상황 판단만 정확하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164

어법에 맞고 틀리느냐가 아니라 이러한 표현이 사용되는 맥락에서 그런 표현이 필요하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이러한 표현이 새로운 말투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것이 문제라면, 그리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겠지만 말씨나 말투는 소수의 ‘지적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영리한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사물 존대를 비롯한 높임법과 관련된 말매무새 또한 영리한 선택에 합리적인 선택까지 더해지길 바랄 수밖에_없다. - P172

그러나 이러한 호칭 인플레이션 또한 프로들의 세계에서 서로를 높이는 행위로 보면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본래 사장이 아니어도, 번듯한 규모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도 사장님이라 불리는 것을 굳이 싫어할 이는_없다. 호칭은 부르는 사람보다는 불리는 사람을 위한 것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을 ㅎㅏ더라도 자신을 여사님이라 부르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_없다. 이 모두가 자신을 대우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이나 그렇다. - P212

토론이든 말싸움이든 상대가 반드시 정재기 마련이니 결국 ‘나‘와 ‘너의 다툼이 나타날 수밖에_없다. 그러나 ‘나‘와 ‘너‘는 ‘우리로 귀결된다. 상호간의 싸움으로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우리‘는 영원히 성립될 수 없다. 이는 결국 ‘우리‘를 위해 서로를 포용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함을 말해준다. 정치에서의 말매무새 또한 개별적인 방법보다는 ‘우리‘를 위한 궁극적인 포용의 자세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 길을 제시할 수밖에_없다. - P255

이 책은 ‘바른 말, 고운 말’에 대한 모든_것을 알려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애초의 목표가 이것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상황에 맞는 바른_말과 고운_말을 제시하는_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이 답은 저마다 주어지는 무수한 상황에서 말의 씨줄과 날줄을 잘 짜서 말매무새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 답은 권력을 가진 이나 말을 조금 더 안다고 우기는 국어 선생이 제시할 수 있는_것은 아니다. 말의 주인이 하는 이 땅의 모든 말에 답이 있다. 날마다 먹고 마시며 숨 쉬는 삶에서 뱉고 씹지 않고, 하고 듣는 말에_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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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보이지 않는 - 2024 뉴베리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데이브 에거스 지음, 숀 해리스 그림, 송섬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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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은 2024년 뉴베리아너상 수상작인 <눈과 보이지 않는>을 소개합니다.


숲속에서 멋지게 달려가는 개가 그려진 표지는

이 책의 제목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게 하죠.

힌트를 드리자면 이 책의 원제목은 <The Eyes and Impossible>라는 거예요.


나는 요하네스라는 이름을 가진 개다. 내 집인 공원에서 너희를 본 적이 있다. 너희가 바닷가에 있는, 바람 부는 드넓은 초록빛 공원에 온 적이 있다면 난 너희를 보았을 것이다. 난 여기 온 모두를 보았다. 산책하는 인간들,달리는 인간들,자전거 타는 인간들,말 타는 인간들, 들소를 구경하는 인간들,소풍을 온 인간들,망토 입고 활 쏘는 인간들들 보았다. 너희가 이곳에 온 적이 있다면, 너희는 내 집에 온_적이 있는_거다. 내가 눈으로 활약하는 이곳에.

11-12쪽


요하네스는_ 공원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개'입니다.

엄마 개는 '인간의 집에서 살고 인식표를 달고 있는', '매일 인간이 주는 밥을 먹고', '귀여움을 받는' 개죠.

하지만 새끼를 낳을 때는 공원의 나무 구멍에서 낳았습니다.

나머지 새끼를 버려두고 집에 데려간 새끼는 한 마리,

나머지 요하네스의 다른 형제자매들은 차례차례 사람의 손을 받아들이고 사람들과 함께_떠났죠.


난 억울하지 않다.

난 혜성이니까.

13쪽


요하네스는_공원에서 살고 있는 '균형의 수호자' 들소 세 마리를 위한 '눈The Eyes'가 됩니다.

들소들은 우리에 갇혀 있기 때문에 공원에서_일어나는 일을 속속들이 알려면 '눈'이 필요하죠.

빠르게 달리며 자유로운 요하네스야말로 적격입니다.


요하네스는_ '눈'으로서 '도우미 눈Assistant eyes'의 임무를 맡은 여러 동물들과 함께

공원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을 관찰합니다.

공원에 오고 가는 인간들, 벌어지는 사건들, 동물들, 그 모든 일들을

밤마다 들소들에게 보고하죠.


요하네스는_공원 안에 새로 생긴 건물과 사각형을 관찰하러 갔다가

거기에 완전히 사로잡히고 맙니다.


사각형 속으로 빨려들 것만 같았다. 그 속에 담긴 소용돌이, 그 안에 담긴 비논리 때문에. 어째서 폭풍우 속에 아이가_있을까? 왜 대낮의 하늘에 별들이 있을까? 그러다가 그림 속 나무들이 금빛이라는걸, 해님이 통째로 삼킨 것처럼 금빛에 물들어 있다는 걸 알았다. 왜일까? 현실은 이렇지 않은데 왜 그림 속 나무들을 속속들이 금빛으로 칠했을까?…… 왜 이렇게 그렸을까? 왜, 왜, 왜?

50쪽


새로 생긴 미술관에 걸린 그림들은 요하네스를 매료시키고

언제나 바람보다 빠르게 달리던 그의 발을 묶어놓습니다.


그러다가 공원에 들어온 '염소떼'와 염소 헬렌을 보고 충격에 빠지죠. 처음 본 동물이니까요.

더 큰 충격은 그들이 살고_있는 공원이 겨우 섬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바다를 건너면 '메인랜드'가 있고 더 큰 세상이 펼쳐졌다는 걸 알게 된 거였죠.


들소들을 우리에서 풀어 자유롭게_하려던 요하네스의 계획은

이제 작은 섬인 공원을 벗어나 메인랜드에서 들소들을 자유롭게 하려던 계획으로 커집니다.

커다란 들소 세 마리를 우리에서 꺼내 배에 태우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을 하려는 거죠.

그들이 평원에서, 바닷가에서, 숲속에서 자유롭게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뿌듯해합니다.

그것을 '자신이 지구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작전 직전 마지막 날 밤,

요하네스는_자신이 개와 코요테의 혼혈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사람들이 찾고 있던 코요테는 자기라는 걸 깨닫게 되지요.



요하네스는 거대한 들소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요?

들소를 우리에서 나오게 한 요하네스는 함께 갔을까요, 안 갔을까요?


세상을 마음껏 달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코요테 개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을 자기 눈으로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웅은 앞으로 나아간다.

산다는 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287쪽, 마지막 문장


인간과 함께 살기를 거부하고 ㅈㅏ유롭게 살기를 선택한 개, 요하네스의 이야기입니다.

초등 고학년 이상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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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지리학 - 기후붕괴를 수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실체
로리 파슨스 지음, 추선영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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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를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결과로 보는 분석들은 다양하다.

사고팔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사고 판다는 관점에서

쓰레기도 사고팔고, 탄소_배출량도 외주 주며 비용을 절감하는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들의 ㅅㅏ업을 비판한다.

편하게 잘 읽히는 편은 아닌데

글로벌_경제와 환경이라는 주제에 대한 의견은 중요한 지점.


이전 제국주의, 식민주의 시대에

식민지에서의 자원 착취(이 책에서는 '추출')-->지배국으로 이동-->이윤창출이라는

산업 구조가 여전히 같은_모습으로 되풀이된다고 주장하여

책의 원제목도 'Carbon Colonalism), 탄소_식민주의'.


기후 문제를 해결을 위한 탄소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선진국은 탄소배출량이 높은 산업을 저개발국가로 이전하고

저개발국가는 산업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탄소배출량 높은 산업을 유치, 양성하는데

저개발국의 환경규제라는 건 매우 미약한데다 기준을 높일 수도 없어서

환경 오염이 심각해지고

덕분에 선진국의 탄소배출량은 줄었지만 지구적 탄소배출량은 증가하기만 한다고

캄보디아의 벽돌 공장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이 벽돌에 친환경을 붙이는 그린 워싱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그래서 해법은 개인의 착한 소비 활동보다 구조적으로 해결하자는 이야기.

각각의 국가에서 생산하는 탄소배출량이 아니라

벽돌 한 장, 옷 한 벌을 만드는데 필요한 탄소배출량을,

어디서 만들어지든, 어떤 유통단계를 거치든 모두 계산해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태풍이 불어도 싱가포르에 사는 주민은 그냥 며칠 집에 있어야 하는 큰 비,

동티모르 주민들에겐 생명의 위협이라는,

같은 자연현상에 다른 결과를 기억하자고.

재해 위험의 지리학에서는 돈이 빠질 수 없다. 아이티, 미얀마,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은 산사태, 홍수, 폭염에 직면해 있고 이런_위험들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_것이다. 수백만 명의 민중에게 이것은 농사의 중단과 식량의 부족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의미를 반드시 이런_결과에서 찾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의 원인은 부의 창출에 관련된 환경 비용을 부를 축적하는 곳과 동떨어진 타지에서 지불하는 체계에 있다. 그 체계를 이 책에서는 탄소식민주의라고 부른다. 탄소식민주의는 천연자원을 계속해서 추출하고 수출한 뒤, 해당 자원의 소유자들로부터 동떨어진 곳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유구한 체계(식민주의)의 가장 최근 버전이다. - P21

기업의 입장 내지는 사실상 정치적인 입장에서 볼 때,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 이아니라 오직 지속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만 하는_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수십 년간 이뤄져온 기업의 ‘그린워싱‘에서 충분히 입증된 현상이다. - P36

파내거나, 베어내거나, 한곳에서 또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재료가 없으면 성장의 수레바퀴는 완전히 멈출_것이다. 모든 글로벌_인프라와 모든 사회는 글로벌 동력 기관에 공급할 연로를 찾아내라는 명령을 중심으로 구조화된다. ……환경저하는 이런 체계의 부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원료를 분리하고 빨아들인 뒤 폐기물을 수출하고 반환하는 기계의 동력기관이다. - P76

주요 국가들의 탄소_배출량은 감소하거나 안정세에 접어드는 반면, 전 지구적 차원에서 나타나는 탄소_배출량의 끊임없는 증가세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간단히 말해, 더 부유한 국가들이 글로벌 산업에서 자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하는 가운데, (경제적) 이익은 더 적고 ㅎ환경에는 더 많은 피해를 입히는 공정을 글로벌 남반구로 ‘외주화‘하면서, 이런 공정에 관련된_배출량, 즉 최소한 언론의 표제를 장식하는 수치가 함께 이전되는_것이다. - P127

최근 몇 년 동안 탄소_배출량을 산정하는 방식을 바꾸자는 요구가 제기되어왔다. 이것은 곧 국경 안에서 발생한 배출량만을 계산하는 생산 기반의 측정에서 수입된 재화에 관련된 배출량까지 포함해 산정하는 소비 기반의 측정으로 이행하자는 요구이다. 이 이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런 전환이 ‘탄소 정책의 허점‘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탄소_정책은 부유한 국가들이 자신과 관련된 총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배출량 감축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용인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 P145

예이 맘에게 고향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걸인이 되는 것 이외의 모든 선택지를 앗아가버린 농촌의 변화는 기후_변화로 인해 느닷없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기후_변화가 촉매로 작용해 심화된_것이다. 환경적 압력은 기계화를 앞당겼고, 의류 부분과 다른 산업으로의 전환을 재촉했으며,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계 수단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기후변화가 갖는 의미이다.
……
기후 변화는 점점 더 커지는 압력, 점점 더 강해지는 압박 요인, 협상력 감소, 노동조건 악화로 경험된다.……가뭄, 홍수는 농업의 자기적인 전환에 기여했고, 고군분투하는 소규모 자영 농민들을 빈곤, 부채, 그리고 마침내 착취적인 노동으로 내모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 P175

기후변화는 더 많은 자연재해를 유바ㄹ하는 요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재해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해는 폭풍, 홍수 또는 가뭄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_아니다. 재해는 이런_위험 요소가 취약성 및 경제적 불평등을 만났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주민들과 동티모르의 주민들에게 허리케인은 전혀 다른_의미를 가질 것이다.
……
그러므로 자연재해는 경제적 재해, 즉 수 세기에 걸쳐 이뤄진 불평등한 무역과 오늘날의 상업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의 구체적인 결과이다. 분명한 사실은, 심지어 변화하는 기후라는 불확실성을 겪으면서도 재해의 발생을 용인하는 선택이 지금껏 우리 사회가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선택이라는 것이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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