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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예술 작품을 되살릴까?
파비에네 마이어.지빌레 불프 지음, 마르티나 라이캄 그림, 이사빈 옮김, 김은진 감수 / 원더박스 / 2024년 6월
평점 :
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약 10여 년쯤 전에 프레스코 벽화를 복원했는데
원형을 알 수 없게 복원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또 17세기 바로톨레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성모 잉태'화에 대한 복원이 이렇게 되었다는 기사도 보았지요….
며칠 전엔 1725년에 세워진 교회의 조각상을 복원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결과였는데
<에케 호모>는 금세 굳어버리는 프레스코화의 특성을 몰랐던 동네 할머니가
바르톨로메의 성모 잉태화는 가구 복원 업자가
교회의 천사상 역시 비전문가가 복원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스페인에서 일어난 일인 것도 공통점)
<에케 호모>는 이후 더 유명해져서
작은 마을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진짜 미술 작품의 복원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요.
때마침 발견한 이 책 <어떻게 예술 작품을 되살릴까?>가 정답을 알려주었습니다.
이 책은 도난당해 훼손된 그림을 복원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림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조명은 어떤 걸 사용해서 그림의 이력과 훼손을 찾을 수 있는지
어떤 안료로 그림을 그렸고 현재의 안료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려주고
종이가 어떻게 다른지, 몇 겹으로 그림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디테일하게 알려주는데 얼마나 정밀한 작업을 통해서 한 땀 한 땀 복구하는지 놀랍습니다.
캔버스의 천이 찢어지면 그걸 금속침으로 한 올 한 올 정돈하고 꿰매는 '실 메우기'나
접착제 자국을 없앨 때 용제로 접착제를 한 방울씩 녹이고 그나마도 얼른 빠져나가라고 이용하는
'진공 테이블' 같은 걸 보면서
진짜 신기하고 그 끈기와 세밀한 작업에 감탄밖에 안 나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서 복원해서 훼손된 우리 옛 그림들과 위에 설명한 작품들도
여기기 나오는 전문가의 손길을 거쳤더라면
완벽한 복원이 이루어졌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절로 들었습니다.
훌륭한 복원가가 많을 텐데,
우리 문화재나 스페인의 문화재 모두 제대로 된 복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크고 얇아서 어린 친구들을 위한 그림책처럼 보입니다만
이 책의 대상은 청소년입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
예술은 커다란 기억 같은 것입니다. ……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리고 한 사회의 기억인 예술이 사라진다면 그 사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예술작품을 보존하는 사람이 누구냐고요? 예술 작품을 사랑하고 조심스럽게 다루고, 소중하게 여기고, 관심을 가지는 모든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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