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카페들 - 생존 중인 카페 열두 곳에 던지는 질문
조재호 지음 / 연필과머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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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카페 창업에 대해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치킨집만큼이나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나 역시도 '커피'와 '카페'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커피를 좋아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 하기에 고즈넉한 카페의 공간을 한 번씩 꿈꾸곤 한다. 물론 아직까진 막연한 희망 사항으로 가지고 있는 바람일 뿐이지만, 언젠가 카페 창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한다면 그때는 단순한 바람이 아닌 생존이 될 것이다. 어떠한 것이든 생업이 되는 순간, 그것은 생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화된 코시국과 같이 갑작스레 생각지 못했던 재난이 발생하게 되면, 생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휘청이며 생존을 위협하게 되는데, 이럴 때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며 자신만의 감각과 경영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특정 업종을 떠나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배울 점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 그 치열한 생로병사 속에서 생존 중인 열두 곳의 카페를 통해 창업과 운영, 그리고 그 이면에 산재한 복잡하고 입체적인 요인들과 자영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제대로 된 현실의 모습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창업을 하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운영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자영업의 실태는 어떤지, 성공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코시국에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있는지 등 실제 창업을 하여 운영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다양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커피를 필두로 제과점, 요식업, 샌드위치, 술집 등 제각기 업종은 다르지만, 창업이라는 아이템 안에서 참고하면 좋을 팁과 그들이 전하는 노하우를 정리해 보았다.

 

 


<카페를 운영 중인 사장님들의 성공전략과 Tip>

 

◆가게는 상권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질적인 동선과 이용객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 '시간이 흘러서 돌아보면 어떤 선택이 옳았을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상권이 비슷해도 주민들의 연령층이나 성향에 따라 카페 운영 패턴이 달라져야 한다.

 

◆오피스 상권의 경우 직장인의 템포를 따라야 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요식업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주방 동선만큼은 어떻게든 직접 구상해 보는 게 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야 어떤 메뉴를 구성하고 직원은 몇 명을 둘지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권에 따라 에너지가 소비되는 패턴이 다르므로 한정된 시간에 집중적으로 몰입할지, 계속 집중을 유지해야 할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상권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운영 시간을 테스트하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아르바이트 채용 시 밝고 공손한 인상의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홀에서만큼은 이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접객에 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 상황에 따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준 후 직원들의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 각자의 단골손님이 생겼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브랜딩 마케팅을 위해 디자인 작업 시에도 '내 생각'이 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상세한 디렉팅을 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르면 주변에 자주 공유하면서 구체화하곤 한다.

 

◆일반적인 커피와 다른 브루잉과 스페셜티 같은 경우는 커피 맛 자체보다 바리스타의 개별적인 스토리가 매장을 방문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정해진 레시피보다 바리스타의 개성이 담긴 한 잔이 더 중요하다.

 

◆제아무리 높은 등급의 비싼 원재료라고 해도 전달 과정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그 차이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음료를 소개하고 음용 방식에 변화를 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에 있어 무엇보다 절실함이 필요하다.

 

◆때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커피 산지 방문을 통해 나라별 문화의 차이와 상호 신뢰를 다지는 문화가 다름을 인지하고 돈으로만 움직이지 않는 신뢰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은 규모라도 다이렉트 트레이딩을 해보면 경력뿐 아니라 로스터리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마케팅에 활용되는 '브랜딩'이라는 용어처럼 특정 단어에 묶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건, 단어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본질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디에 필요한지 알면 단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현상에 집중하는 건 사회의 자연스러운 속성이지만 본질에 다가가는 건 언제나 깊은 사고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왜'라고 자문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SNS의 활용

 

>매장이 여러 개인 경우, 매장별 SNS 계정을 다른 방식으로 운영한다.
>계획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인스타그램 활용하면 운영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9분할해서 인스타그램의 레이아웃을 활용하는 식으로 계획적으로 운영)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고객의 눈길을 끄는 것들을 기획한다.
>SNS 상의 사진과 글의 톤은 자신만의 감성으로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
>단순히 유행하는 걸 좇는 게 아니라 나만 할 수 있는, 혹은 여기서 이것을 해야만 하는 기획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겸업으로 진행할 때는 본업과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SNS를 운영해 나간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온/오프라인의 균형성을 잘 유지해야 한다.
>SNS나 브랜딩을 통해서 대중에게 어필을 잘하는 이들이 주목받는 시대이므로, 시대의 흐름에 잘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꼭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선택해서 창업해야 한다. 재능도 있어야 하고, 24시간 매진할 수 있어야 능동적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낼 수 있다.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것은 중요하다.
블로그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유튜브

 

▶자신에게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서 시의적절하게 접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올인하지 말 것! 월급을 받아서 좋은 점은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자영업은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는 게 너무 큰 리스크다.

 

▶런던에서 카페를 경험하며 사소하게는 주방 설비를 결정하는 데에도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공부하게 되었다.

 

▶사업을 준비하기 전 자기 객관화는 필수다. 한번 창업을 시작하고 나면 그런 시간을 갖기가 힘들다. '내가 매일 같은 풍경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내가 얼마나 지치지 않고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지속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 물어보고, '내가 왜 꼭 카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물건을 팔기 위해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의 스토리텔링은 무엇인지, 혹은 내 안에 그런 이야기가 있는지 고민의 과정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는 필수다. 오랜 시간 깊숙이 자신을 바라보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는 우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조건 건강을 일 순위로 생각하는 것을 당부한다.

 

 

저자 역시도 카페를 오픈했다가 6개월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고 한다. 누구나 선망하지만 쉽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카페'라는 말이다. 접근성이 좋아 쉽게 시작은 할 수 있지만, 함부로 덤빈다고 모두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비단 이것은 카페 창업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분명 아닐 것이다. 새롭게 도전하는 일에는 그만한 노력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생업'이므로 그만한 준비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자신만의 감성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존 중인 카페들을 본받아 자신만의 창업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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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카페들 - 생존 중인 카페 열두 곳에 던지는 질문
조재호 지음 / 연필과머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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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는 카페창업! 과연 말처럼 쉬울까? 카페 창업의 본질은 ‘생존‘임을 잊지말자.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전하는 치열한 생존전략과 운영팁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구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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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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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잃어버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SF 단편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서 선보일 발칙하지만 참신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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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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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잃어버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오늘날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과거의 '정'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는 경제관념과 물질만능주의에 매료된 세상은 '인간다움'의 상실을 가져왔다. 간혹 뉴스를 통해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사례는 그래서 그런지 유독 더 반갑게 느껴진다. 여태껏 전례 없던 바이러스의 전파로 인해 한층 더 멀어진 사람들 사이의 거리와 비대면 생활로 접어든 일상은 그래서 한편으로는 우려와 염려스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과 21세기. 우리는 산업혁명 이후 또 다른 급진적인 새로운 혁명기에 접어들고 있다. 초고속으로 진화하고 변화하는 물결 속에서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한때는 영화나 SF 소설을 통해서 보여주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지금 일부 현실에 적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지금 쓰이고 있는 공상과학 속 이야기들이 가까운 미래에 그려지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는 9인의 작가가 쓴 9색의 SF 단편 앤솔러지로 가까운 미래에 존재할 수 있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가상세계를 그리고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스토리들이었다. 고도화된 기술력과 과학을 바탕으로 뇌와 심장 등을 이식하여 삶을 영위하는 이야기, 휴머노이드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젠더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야기한 스토리, 감정조차도 사고파는 세상 속에서 빈부격차에 따라 경험치가 다른 세상의 이야기, 삶의 끝에 몸은 죽을지언정 정신은 다른 곳으로 옮겨와 연명해 가는 이야기, 게임과 같은 세상 속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그린 이야기 등 현재도 공상하듯 이야기하는 수많은 소재와 이야기들을 보다 구체화시켜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과감하고 매력적으로 쓰인 각 9가지 빛깔의 이야기들은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나 은연중에 염려하고 두려워하던 부분을 콕 집어 핵심을 간파당하는 느낌마저 든다.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와 <도덕을 도매가에 팝니다>에서 그리고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나의 신체와 도덕, 감정과 생각들마저 미래에는 국가에 저당잡혀 먹고살기 위해 그것마저 팔거나 조종당하는 삶은 끔찍하다는 생각을 넘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먹고살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팔듯 사랑의 감정을 팔고, 도덕이라는 칩을 비싼 가격에 구매해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직장조차도 구할 수 없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세상,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세상의 모습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반면, 출산율의 저하로 줄어든 인구를 대신해 개발된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와의 공생의 모습은 불편한 감정과 더불어 새로운 형태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간을 대신해 감정을 배제하고 사건의 개요만을 따져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인공지능이 진행하는 재판의 모습(인간의 대리인), 기계의 힘을 빌려 격렬한 분쟁이나 격론 없이 원활한 의견 조율을 하도록 만드는 세상(스키마 리셋터), 휴머노이드와 나누는 우정과 양육(나와 올퓌/영원), 인공 자궁 기계를 통해 임신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세상의 모습(대통령의 자장가), 게임과 같은 세상 속에서 마치 인간의 자유의지 없이 짜인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미래 죽음) 이야기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우리 삶의 가치관과 방식을 완전히 깨는 형태여서 새롭고 파격적이었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의 도입으로 분명한 장점도 엿보였지만, 한편으론 스스로 사고하고 분쟁을 서로 간의 타협 없이 인위적인 기계의 도움을 빌어 원활한 결과값만 도출해 내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리고 여성의 몫처럼 여겨졌던 임신과 출산이 남성과 기계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는 점은 쇼킹하면서도 부정하게 사용되는 부분에서는 씁쓸하게 다가왔다. 

 

SF 세계관을 바탕으로 그려진 9가지의 이야기들은 발전된 과학기술의 장점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의 이면과 '인간다움'은 무엇이고 이를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 '인간'의 모습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껍데기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 인간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지, 사고나 선천적 문제로 신체 중 일부를 기계로 대체했을 때 이를 인간으로 볼 수 있는지 등등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동떨어진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와 엮여있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흥미로운 소재들이 가득했는데 특히 가슴에 남았던 이야기는 <인간의 대리인>, <나와 올퓌>,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대통령의 자장가>가 특히 남다르게 다가왔다.

 

 

=====
나는 뇌가 없다.
나는 내가 없다.

 

15페이지 '인간의 대리인' 中
=====

 

=====
인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범주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
나는 인간의 기능을 상실한 인간은 마땅히 죽는 것이 인간의 존엄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는 무뇌 변호사다.

 

29페이지 '인간의 대리인' 中
=====

 

=====
"내겐 기억이 사라진다는 게 곧 죽음이다."
희한한 대답이었다.
(...)
메모리칩 손상은 보통 휴머노이드의 소유자가 두려워하는 일이었다. 휴머노이드가 이토록 필사적으로 막고자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87페이지 '나와 올퓌' 中
=====

 

=====
"휴머노이드를 혐오해서 누군가는 바이러스까지 풀었다. 그런 세상에 살아가면서 인간인 넌 뭘 했는가? 방관하는 것도 결국은...."

 

99페이지 '나와 올퓌' 中
=====

 

=====
왠지 올퓌의 마음을 알 것만 같았다. 연인과의 기억을 지키는 일이 중요해도 올퓌 자신이 기억을 보존하는 저장 매체로서만 존재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올퓌였어도 끝까지 한 사람의 연인으로 남고 싶었을 것 같다. 꼭 인간들처럼, 올퓌도 자신의 추억을 유일무이한 형태로 간직하고 싶었으리라.

 

104페이지 '나와 올퓌' 中
=====

 

=====
색소폰을 불때마다 남자는 다양한 감정을 체험했고 그 결과 남자는 점점 더 정서적으로 풍요롭고 안정적이며 이해심과 공감의 폭이 깊은 사람으로 발전했다. 돈을 주고 체험을 구매하여 정서적 여유와 풍족을 누리게 된 것이다.

 

172페이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中
=====

 

=====
이러한 체험이 축적되어 그들은 감정적으로 윤택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
가난한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경험을 미리 판매했고, 경험 기회를 팔아버린 그들은 정서적 체험을 누릴 기회 자체가 박탈되었으며, 그 결과 감정적 성숙이 일어나지 않아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에만 몰두하는 이기적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질적 빈부는 이제 공감과 연민의 빈부로 확장되었다.

 

173페이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中
=====

 

=====
돈을 주고 감정적 체험을 구매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할 거라곤.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그들에게 자신의 정서적 경험을 미리 판매하게 될 거라곤. 그리하여 감정적 체험마저 상품으로 판매되는 시대가 올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175페이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中
=====

 

=====
내가 그럴 욕구를 느끼지 못하므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날지 말지, 그것도 관심 없다. 아마 그 사람의 마음을 내 쪽에서 거절하지 않을까 싶다. 만나봤자 돈밖에 더 들까.
(...)
내가 생존하는 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검토한 결과,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결론 내렸다.
(...)
나의 생존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 내가 시도한들 제대로 이어갈 수 없는 것, 그러므로 돈이라도 벌기 위해 팔아버리는 게 차라리 나은 것, 그것이 사랑이다.
(...)
나는 내가 겪을 미래의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176페이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中
=====

 

=====
※남성임신: 호르몬제 투여와 함께 인공 자궁을 배 부분에 이식하는 혼합방식으로 임시로 자궁을 설치하고 인공 양수를 주입해 아이를 기를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준다.
※인공자궁: 시험관 시술을 한 뒤 배양한 수정란을 인공 자궁인 움시스에 착상하는 방식

임신과 육아가 오로지 여성의 몫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진 최초의 시대인 것만은 분명했다.

 

225페이지 '대통령의 자장가' 中
=====

 

 

단순한 SF 스토리를 넘어 곧 다가올 미래의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라는 소재 외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기발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맛보는 재미도 있으니 참신한 소재의 SF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는 상상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소설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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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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