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시절부터 나는 아이폰과 맥북을 고집했다. 화질, 만듦새, 편리성이 다른 노트북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또 아이폰과의 연동성은 맥북을 더욱 편리한 기기로 만들어주었다. 급기야 맥북용 한글 프로그램이 출시되고 상당수 은행 업무가 맥북으로 가능해지면서 맥북의 존재가치는 높아졌다. 물론 그 이전에도 맥북에서 가상 윈도를 돌리거나 패럴러즈를 설치하면 윈도 기반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어쩐지 맥북으로 윈도를 돌리면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든다. (역설적이지만 위도 우에 최적화된 기기가 바로 맥북 노트북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맥북과의 동거는 어이없이 끝날 것 같다. 맥북이라는 괴물 노트북을 내 손에서 멀리하게 한 것은 엉뚱하게도 올해 전 교사에게 지급된 그저 그런 삼성 노트북이다. 삼성 노트북에 설치된 한글2018의 놀라운 맞춤법 검사기 기능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기 때문 이다.
예전의 한글 프로그램(2016 이전 버전)의 맞춤법 기능은 문법상 오류를 잡아내는데 2016 한글부터는 획기적으로 어려운 한자식 표현을 우리말로 고쳐주고, 장황한 문장을 간결하게 수정해준다. 즉 문장을 다듬어 준다는 뜻이다. 마치 이오덕 선생님이 환생한 느낌이다. 이 극적인 변화는 한컴이 부산대학교에서 개발한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을 적용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전까지는 한글 문서를 작성해서 부산대학교 맞춤법 프로그램에 넣은 다음 수정하고 또 한글로 가져와야 했는데 한글 2016버전부터는 그런 과정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맥북용 한글 프로그램은 한글 2014버전이라 이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
한글 문서를 하나 작성해서 한글2014와 한글2018로 동시에 맞춤법 검사가 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한글2018은 역시 문장을 간결하고 우리말답고 쉽게 수정을 해주었다. 그에 비하면 한글2014의 맞춤법 오류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부산대학교 맞춤법 프로그램이 탑재된 한글 2016버전 이후 버전을 사용해야 하겠다. 그래도 맥북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패럴러즈나 가상 프로그램을 돌려서 한글2018이나 2020을 사용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