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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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상처를 껴안을 수 있는 용기가,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차분히 담겨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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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3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이 책 사셨군요.
저도 우리딸 스무살 생일선물로 샀어요~ 덕분에 이주의 마이리뷰도 먹었고요.^^

Arm 2008-07-01 23:34   좋아요 0 | URL
공지영님의 글을 좋아했었다가 잠시 서툰 실망을 했다가 이번에 이 책과 '즐거운 우리집'을 통해 다시금 완전 좋아졌어요! 중고서점 통해서 공지영님 책을 모아가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답니다.ㅎㅎ 전 좋아'했던' 여학생 생일선물로 샀었어요-ㅋ 아, 엄마가 이런 책을 선물로 주신다면 그 아이는 얼마나 풍족할까요! 좋아보여요♪ 훗날 아이를 갖게 된다면 저도 선물하고 싶네요. ^^
 
[어린이를 위한 몰입 수업] 서평단 알림
어린이를 위한 몰입 수업
김진섭 지음, 김상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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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 책 표지에는 또렷하게 ‘자기계발서’라고 쓰여있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이란 주제를 담은 ‘소설’임을 밝히며, 먼저 간단히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특별한 열정, 꿈, 취미도 없이 다소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 대치. 대치의 친한 친구인 축구사랑 지훈이. 대치의 학급 짝궁이며 만화에 푹 젖어있는 눈망울이 큰 나라. 그리고 이 세친구들을 가르치는, 여지껏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고 과학올림피아드에서 입상도 하여 수재라 불리며 결국 서울대학교 자연대에 갓 입학한 과외선생님 한이 형. 이야기는 한이 형과 대치, 지훈이, 나라가 만들어가는 과외 수업을 중심으로 쭉 뻗어나갑니다.

이야기 속의 우리 이 세 아이들은 오늘날의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획일적인 점수따내기, 뿌리없는 실력 쌓아가기 공부에 이미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 익숙함이란 결국 일상적인 시달림. 학교, 집, 학원이란 아이들의 비좁은 행동반경 내에서 내내 그침없이 선생님, 엄마·아빠, 주변의 경쟁자 친구들로부터 받아야만 하는 일상적 눈치와 압박이겠죠. ‘대치’라는 주인공의 이름을 치열하게 비뚤어진 한국 사교육의 한 상징인 ‘강남 대치동’에서 따온 점은 이렇듯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고민의 반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세상에, 그런 그 아이들의 일상에 과외선생님 한이 형은 신선한 당혹함, 시원한 새로움으로 다가옵니다! 왜냐고요? 한이 형은 아이들에게 익히 가해지고 있는 기계적 사고의 효율적 주입을 거부합니다. 황당하게도 한이 형은 교과서대신 만화책과 소설책으로, ‘내가 죽을 때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등의 아리송한 숙제로, 함께 하는 운동과 다큐멘터리 시청으로 과외 수업을 이끌어갑니다. 한이 형은 몰입이란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창의적으로 풀어가는 법을 깨우쳐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죠. “인간은 몰입의 과정에서 잠자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명심해라. 몰입은 공부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 공부도 중요하지만 몰입은 무엇보다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니까 말이야.”

이러한 한이 형의 수업 방식을 지켜보며 불안해하던 대치 엄마처럼 독자의 마음도 한 켠 불안해집니다. 뜻은 충분히 좋아보이지만 글쎄, 글쎄...... 하지만 다행이도 세 아이들은 한이 형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꿈을 명확히 꾸는 법을 깨닫고 그 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차분하게 당찬 걸음을 내딛는 일상의 힘을 체득해갑니다. 일종의 체질변환이라고까지 할 수 있겠는데요, 주체를 잃고 기계적 사고를 주입 받는 새하얀 아이에서 주체적으로 창조적 사고를 만들어가는 붉은 빛 감도는 아이로. 앞의 아이와 뒤의 아이, 누가 더 행복할까요? 누가 더 참 삶을 꾸려갈까요? 답은 너무도 명확하게 나와있습니다. 그렇죠? 물론 그 답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너무도 어렵지만요, 너무도. 이 소설은 우리의 일상에서 쉬이 망각되는 그 명확한 답을 다시금 떠올리고 곱씹어 보게 해줍니다. 그러한 의미로, 이 책은 교육에 관심이 지대한 이 땅의 엄마·아빠들과 아이들이 함께 읽어보기 괜찮은 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다만 아쉬운 점 두 가지는 첫째, 이야기의 중간에 한이 형이 아이들과 운동을 하며 ‘체력은 국력’이란 말을 쉽게 내뱉은 점. 텍스트면에서나 콘텍스트면에서나 ‘체력은 국력’이란 말은 개인의 존엄을 무시하고 수단화할 수 있는 말이기에 그 사용에 있어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생각없이 참 자주 쓰는 말이기에 마냥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을 위한 소설인만큼 더욱 더 조심을. 둘째, 한이 형이 늘 전교 1등이었고 서울대생임을 굳이 강조해야 했을까요. 우리사회 교육문제의 뿌리가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너무도 피라미드적인 학벌사회란 걸 생각해볼 때 ‘대치동 사회’를 걱정하고 살짝 비꼬면서도 아이들 교육의 역할모델로 제시된 한이 형을 굳이 ‘대치동 사회’의 정점에 올리고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이들이 왜 지금과 같은 공부같지도 않은 공부의 시달림으로 내몰리고 있습니까? SKY대학에 입학하거나 의대 등에 합격해 안정된 개인공간을 반드시 확보시키고야 말겠다는 사회적 광풍때문이 아닌가요. 책에서 말한 몰입수업이란, 그 자체의 의미는 전적으로 긍정함에도, 결국 작가가 진단한 오늘날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대안에 양다리를 걸치게 된 다소 어정쩡한, 모순된 모습은 아닐는지요. “그럼 네 아이는 서울대 안보낼거냐?”. 역시 쉽지 않네요.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는 걸까요? 그래도 우리 교육의 문제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작가의 의도가 십분 더 뻗어나가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습니다. 좀 더 욕심을 내셔도 좋았을 것을...... 한이 형이 일반 회사원이나 노동자 아니면 꿈꾸는 예술가나 실업자 등으로 그려졌다면 어땠을까요. 아, 이건 제가 너무 욕심을 낸 것일까요?

어쨌든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앞서도 말했 듯 아이들 교육에 관심있는 엄마·아빠들과 아이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적극적인 강추까지는 아닐지라도. 다소 애매한 표현인가요?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개인적으로는 최근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 도서 ‘리버보이’보다 30배 더 이 책을 추천합니다! ‘리버보이’에선 이미 아빠는 반말, 엄마는 존댓말을 쓰는 불평등한 모습을 그저 노출시키고 있지만 이 책에선 엄마, 아빠가 상호 존칭을 쓰고 있답니다! 그렇다고 이 한 측면이 30배의 차라는 건 결코 아니고요, 나머지 더 나은 장점들은 분명 스스로 찾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 부디 책의 힘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욕심에 덜 시달리고 스스로 지혜롭고 마음 넓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길 희망하고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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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3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몰입 서평단으로 이 책 읽고 리뷰 올렸는데... 나름 인연이 있군요.^^

Arm 2008-07-01 23:25   좋아요 0 | URL
앞으로도 한두번 아니 세네번의 인연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disc)
임순례 감독, 엄태웅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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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스포일러 경고 *

   요즘 핸드볼이 뜨겁다! 지난 여름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의 ‘억울한’ 판정시비 이후 어렵사리 성사된 재경기 결정, 그 재경기에서 남·녀팀 모두 ‘숙적’ 일본을 ‘완파’하고 거두어낸 ‘짜릿한’ 승리. 값진 베이징 올림픽 진출권 획득. 이와 함께 적절한 시기에 등장한 핸드볼 소재의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은 핸드볼 열기의 불씨이자 기름이 되어 극장가에서 한창 활활 타오르고 있다. 요즘만 같아라, 풍년이다, 우리 핸드볼! 

  개봉 이후 연이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400만 관중을 돌파한 ‘우생순’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명승부 끝에 아쉽게 은메달을 획득했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문소리, 김정은 이 두 주연의 캐스팅만으로도 영화에 무게와 기대가 적지 않게 실리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비록 많지 않은 사람에게 일지라도) 영화의 무게감과 기대치를 풍족케 하는 건 바로 임순례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영화 ‘세 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등을 만들어 온 임순례 감독은 줄곧 이 세상의 비주류들에게 카메라 앵글을 맞추고 그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의 얕은 달콤함과 진한 애틋함들을 진솔하게 그려왔다. 그런데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 것일까, 그간 비주류를 줄곧 그려왔던 그녀 역시 냉철한 영화‘시장’에서는 비주류로 머물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열정과 진심으로 땀 흘리고 있더라도 훨씬 더 소외된 감독분들께는 임순례 감독을 ‘비주류’라 부르는 것이 죄송하다만...) ‘우생순’의 홍보시 영화의 수월한 흥행을 위해 예고편에 감독의 이름을 아예 배제시켰었다는 이야기는 왠지 좀 서글프다. 마치 ‘우생순’이 가난하고 촌스러운 엄마가 부끄러워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하려는 철없는 아이같아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먹은 아이를 탓해야 할까, 그런 마음을 먹게끔 만든 사회 환경을 탓해야 할까. 

  영화는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이었던 금메달리스트 미숙(문소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몇 달여간의 올림픽 여정을 그리고 있다. 팀의 갈등과 불화, 형편없는 실력. 그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굳게 똘똘 뭉치게 된 팀. 결국 이루어낸 (아쉬워도) 뛰어난 결실. 영화의 기본 이야기는 이렇듯 여느 명랑 스포츠 만화의 구조와 같이 참 단순하고 그저 평면적으로만 감동적이다. 그래서, 식상하다. 그래서, 올림픽 본선에서의 숨가뿐 경기 장면과 장엄한 배경음악의 조화 속에 가슴이 뭉클하다가도 이내 내가 왜 뭉클해야하나? 의구심이 솟는다. 

  덩달아 혜경(김정은)의 감독대행일 때와 선수일 때의 팀원들을 대하는 태도의 엄청난 차이, 서로 이빨로 물어뜯고 입술로 헐뜯던 팀원들 간의 급속도로 해소된 갈등과 끈끈해진 유대, 대표팀 감독 승필(엄태웅)과 선수들 간의 극심한 반목과 몰이해에서 상호존중과 배려로의 전환, 혜경이 미숙에게 건넨 “넌 핸드볼을 위해 태어난 최고의 선수니까.”란 너무도 명랑 만화틱한 부자연스러운 대사, 혜경과 승필의 억지스런 사랑의 피어남 등 껄끄러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이렇듯, (철저히 나의 기준, 나의 판단이지만) ‘우생순’은 인기영화는 될지언정 결코 훌륭한 영화는 못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나의 평이 결코 ‘우생순’의 모든 것은 아니다. 앞서 밝힌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의미들은 영화 곳곳에서 콕콕 박혀있다. 우리가 너무도 쉽게 생각하듯 화려한 부와 명예 속의 금메달리스트란 착각과는 달리, 미숙은 남편의 빚과 소속 실업팀의 해체로 비루한 현실 속에서 생계를 유지하기위해 핸드볼 유니폼이 아닌 마트아줌마의 앞치마를 두르고 코트가 아닌 마트를 고단하게 뜀박질한다. 그녀가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에 선뜻 합류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도, 결국 합류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어쩔 수 없이 돈 문제때문. 그녀의 지금까지의 ‘평생’을 올곧이 바쳐온 핸드볼, 국가대표란 명예도 불안한 생계유지와 흔들리는 가족의 부양 앞에선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했다. 꿋꿋하고 되도록 담담하게 현실을 헤쳐가려는 그녀의 어깨가 퍽 무거워 보인다. 그녀의 점프슛은 통쾌하기에 앞서 무표정스럽다. 골이 터지는 것이 아니라 애써 억누르며 쌓아둔 다른 무언가가 터질 것만 같다. 사회적 약자를 생산함으로써만 존립 가능한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주류로 밀려난 ‘아류들’의 고단함, 솟아남이 없는 혼신의 발버둥. 돈 신의 악력에 사로잡혀버린 삶. 미숙의 삶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외에도 관중도 응원도 없는 썰렁한 경기장에서 핸드볼큰잔치 우승(그들만의 우승)을 하고 그 순간 바로 소속 실업팀 해체를 겪어야하는 열악한 한국 비주류 스포츠계의 현실, 자율적 자발이 아닌 자발을 빙자한 타율과 규제 속에 기계처럼 운동선수들을 관리하는 태능선수촌의 현실, 경기력 유지를 위해 피임방지약을 과다 복용하여 불임 증상에 이른 사례와 여성 운동선수에 대한 편견 등을 통한 한국 여성 스포츠 문화의 취약함, 국제대회에서의 단기적·고성적만을 중시하는 체육협회의 근시안적이고 저급한 사고 등 ‘우생순’이 날카롭게 던져주는 현실의 모습들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와 의미들을 선물한다. 

  자, 여기까지는 철저하게 나의 주관적인 ‘우생순’ 바라보기였고, 끝으로 ‘우생순’에 감동하고 눈물 훔쳤던 수많은 이들에게 말을 한번 건네려고 한다. 여기저기에서 관객평을 훑어보았을 때 관객 모두가 감동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많은 이들이 가슴저려했음은 알 수 있었다.

  당신은 영화의 어느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하셨나요? 눈물이 흐르시던가요? 아, 네, 그 장면이라고요? 그렇죠. 저도 그때 마음이 얼마나 찡해지던지요. 다른 많은 분들도 거기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이야기하던걸요. 참 마음 아프면서도 찡하고 가슴 얼얼한 영화라고 기억하시겠네요. 그렇죠? 아, 그런데 여기서 커다란 의문 하나! ‘우생순’을 보며 가슴 아파하고 눈물 흘릴 정도의 당신의 그 떨리는 감수성이라면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도 분명 가슴이 젖어오셨을텐데요, 제 예상이 맞나요? 아, 역시 그러셨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사람냄새나는 당신은 그 저릿함과 젖어듦으로부터 무엇을 길어올리셨나요? 과연 어떠한 의미를 다듬으셨나요?

  ‘웰컴 투 동막골’을 통해 북한을 바라보는 눈을, 통일에 대한 시각을 재정립해보셨나요? ‘화려한 휴가’를 통해 우리 현대사의 아픔에 공감하고 5·18에 얽힌 비극과 희망의 두 갈래가 오늘날 어떻게 이어져오고 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우생순’을 통해 비인기 종목 스포츠 선수들의 고난에 잠시라도 동참하셨다면 올림픽과 같은 빅 스포츠 이벤트 때에만 그 비인기 스포츠에 목 터져라 열광하던 자신의 일면 괴상한 모습을 되돌아 보셨나요?

  일본에는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서적들이 참 다양하고 많다고 합니다. 그러한 주제의 책들이 일본인들에게 활발히 읽히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럼에도 그 많은 일본 독자들이 아우슈비츠와 홀로코스트에 대한 주제를 일본이란 자신들의 국가의 역사와 현실에 조금도 연계시켜 생각하지 못함이 너무도 의아스럽고 걱정스럽다고 지적한 재일조선인이 있었습니다.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에 버금갈 역사적 만행을 저리른 과거가 있고, 그 과거를 오히려 은폐하고 미화하려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 일본인들에게 책의 내용은 그저 활자로서만 존재했을 뿐, 현실로 길어올려지지 못한 것입니다. 보기에 안타깝죠? 일본인들, 왜 그 사람들은 그런 책을 활발히 읽으면서도 반성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런데요 이와 똑같은 안타까움을, 이와 똑같은 질문을 당신에게도 드리고 싶네요. 당신, 왜 그런 영화들을 보며 눈물까지 훔쳐놓고서 왜 자기 머리로 더 생각하고 현실의 체로 영화의 감상을 걸러내지 못하는 건가요? 


  변하지 않았다. 내 눈에는, 무엇도 변해보이지 않는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웰컴 투 동막골’, ‘화려한 휴가’, ‘우생순’을 보며 감동에 젖었어도 무엇도 변하지 않았다. 북한, 통일에 대한 사고의 경직성과 우리 현대사에 대한 심각한 무지, 사회적 약자의 고단한 처지와 비주류 스포츠 종목의 취약한 기반, 국가주의·민족주의에 매여 매번 폭발하는 올림픽의 열광은 그저 그대로이다. 앞서 말한 일본인들에게 그 책이 그저 책이었듯이 우리들에게 그 영화들은 그저 영화였을 뿐. 우리가 느꼈던 가슴 뭉클함은 그저 스크린 속 가상세계, 가상인물들의 고난에서 비롯된 것일 뿐, 우리는 그저 푹신한 극장 의자에 몸을 맡긴 채 팔짱을 끼고 관망한다. 영화를 보며 젖어든 당신의 감성에 나는 ‘위선’이란 판결을 단호히 내려도 될까? 때론 위선이 악보다 악한 것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 우리에게 치열히 요구되는 것은 떨리는 감성이란 희망을, 그 ‘위선’을 ‘선’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자신을 되돌아봄의 노력이다. 

  맞다, 요즘 핸드볼은 뜨겁다! 요즘만 같아라, 풍년이다, 우리 핸드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지않아 보릿고개는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며 ‘우리 핸드볼’은 다시금 ‘빵구’날 정도로 주린 배를 움켜잡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차가운 무관심 속에서 아사할 것이다. 우리들은 위선자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감독: 임순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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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어린 맘을 주었다고 해서
작은 정을 주었다고 해서
그의 거짓없는 맘을 받았다고 해서
그의 깊은 정을 받았다고 해서
내 모든것을 걸어버리는
깊은 사랑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를

한동안 이유없이 연락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를 아끼는 만큼
내가 그를 그리워 하는 만큼
그가 내게 사랑의 관심을 안준다고 해서
쉽게 잊어버리는
쉽게 포기하는
그런 가볍게 여기는 인연이 아니기를

이 세상을 살아가다 힘든 일 있어
위안을 받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살아가다 기쁜 일 있어
자랑하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친구
내게 가장 미더운 친구
내게 가장 따뜻한 친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이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이기를

지금의 당신과
나의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 어떤 이의 깊은 울림을 따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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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08년 2월 22일
대구 달서구.
 
구청의 대대적인 노점상 단속. 
우리사회 수준의 현주소.

안타까움만이 더해가는 우리 한국사회.
 

우리들,
부디, 제발,
타인의 아픔과 눈물에 공감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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