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지갑이다>를 다 읽고도 계속 잡고 있다
이유 1. 책을 파르륵 넘기면서 코 앞에서 종이가 팔랑거릴 때 나는 향긋한 종이 냄새
다른 책에서는 한 번도 못 느꼈는데 유독 내가 가진 이 책만 그런 건지 <나는 지갑이다>라는 책을 찍은 종이가 다 그런 건지.
이유 2. "남의 마음을 자기 손 안에서 주물럭거리는 것은 무엇보다 재미있는 놀이임에 틀림없다"는 문장
가히 의미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와닿는다
띄어쓰기도 틀렸고(책에는 '손안에서'라고 적혀있다)
"~임에 틀림없다"는 일본인가 영어식 말투라서 잘못된 거라고 어디선가 읽은 기억도 나지만
아무튼 좋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줄이다
당분간 이 책 한참 만지작 거릴 것 같다
제목을 '주저리주저리'라고 썼으니 책에 관련되지 않은 주절대는 말 덧붙이기.
자꾸만 머릿속에서 이 말이 맴돈다. "어쩌라고!! 나더러 어쩌라고!! 대체 어쩌라는 건데!!"
목이 터져라 외치고 싶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참고 있자니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댄다, 환청이 들릴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