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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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뉴스 보는 게 겁난다. 가계부채, 저출산, 빈곤으로 인한 자살,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그에 비해 힘든 취직, 결혼, 육아.

이런 저런 뉴스를 듣다보면 지금 내 삶은 참 행복하구나 싶다가도 두 아들을 이런 사회 속에서 살게 해서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아비규환에 두 아이를 낳다니. 죄를 지었구나 하는 생각.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생각하며 살것이다. 그러나 예기치 않는 일들로 인해 삶은 때론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나락에서 허우적 거리며 그래도 살아보려고 아둥바둥 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 실려있다. 천명관씨의 전작들도 보면 밝고, 뭔가 화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열등감이나, 또는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 혹은 속칭 루저 라는 사람들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았는데 이번 책엔 그런 유쾌함 보다는 어둡고 쾌쾌하며 진득한 어둠이 묻어난다. 그런데 그 어둠이 마냥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너무너 현실적이어서 비현실같은 느낌이 든다.

 

여러 단편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교양있는 부부가 전원으로 내려가 귀농생활을 하다 파산하고 이혼한 후의 생활이 담긴 전원교향곡. 그 속의 대안적인 삶을 바라며 귀향생활을 하다 결국 이혼하고 언니네 집에서 김밥을 팔게 되는 여인의 모습이 남 일 같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전원 생활을 꿈꾸던 내게 참 이상적인 생각만 하고 있구나 라며 일갈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마지막 소설에서 위의 사진 속 구절이 좋았다. 벚꽃을 보면서 느낀 아름다움. 현실감 없는 아름다움 속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깨닫는 장면은 내가 종종 겪었던 일들이다. 하늘을 보며, 바다를 보며, 아름다운 꽃과 들을 보다가, 혹은 멋진 공간 속에서 흥에 겨워 다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돌아오면 느끼게 되던 그러한 감정들.

 

한겨레 신문에 천명관 작가의 기사가 실렸다. 이젠 영화감독으로 입봉할 거라 한다. 소설 쓰기 전 그가 살았던 삶과 그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실려있다. 나이 마흔에 소설가로 등단한 일, 그전에 여러 일들을 전전하며 열등감에 시달렸던 일, 앞으로 만드록 싶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읽어보면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을 수 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580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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