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 <청춘의 문장들> 10년, 그 시간을 쓰고 말하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금정연 대담 / 마음산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봄이 가장 아름다운 건 꽃이 피기 전까지, 그러니까 간절하게 그 꽃을 기다릴 때다. 꽃은 피고나면 그 뿐, 그 순간부터 봄은 덧없이 지나갈 분이다. 내가 서른 번도 넘는 봄을 보내고 나서 겨우 깨닫게 된 진리 같은 게 하나라도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랄까.-p147

 

아는 대로 행동하고, 그게 습관이 되면 사람이 바뀌죠. 그때 진짜 지식이 쌓이니까 사람은 나아지겠죠. 글을 쓰고 싶다고 하면 실제로 쓰는 게 시작이고요, 그걸 반복해야만 습관이 잡혀요. 행한다는 것은 습관이 잡히는 것이죠. 그러면 사람이 바뀝니다. 진짜 지식은 이때 생겨요. 지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이제 뭔가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전에 비해 더 나아지는 거죠.

 

글을 쓰지 않고, 막연하게 써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는 말과 마찬가지예요. 글을 쓸 때에만 우리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글을 쓰기만 해도 우리는 글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거지요. 생각과 행동,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을 일치시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머릿속의 생각이나 아는 것은 그 사람이 행동할 때에만 우리가 볼 수 있어요. 전에 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은 이제 바뀐 거예요. 나아진 거죠. -p156

 

김연수를 처음 접한 건 스무네살 즈음 '꾿빠이 이상'을 통해서였다. 이상의 시 중 알려지지 않은 오감도를 찾는 과정에서 팩트와 픽션이 교차되는 그 소설은 참 매력적이었다. 이후 김연수의 소설을 찾아서 읽었는데 7번국도, 사랑이라니 선영아, 등이 인상 깊었다. 이후 청춘의 문장들이나 다른 책들도 꾸준히 찾아서 읽었고, 이후 발표된 소설들, 수필들 등도 찾아 읽었다.

 

김연수의 글이 좋은 건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해서 뭔가 치열하게 글을 쓴다는 게 느껴져서 좋기도 하고, 인물들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혹은 서술되는 문장 하나 하나가 참 좋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나 겪었던 경험을 말로써 어떻게 표현해내느냐 할 때 김연수는 참 세련되면서도 감정을 잘 잡아 표현하는 사람같다.

 

내가 글 읽기를 좋아하는 것도 아마 그런 연유인 것 같다. 생각이나 경험을 어떻게 단어를 선택하여 문장으로 표현하느냐.

생각지 못한 표현들과 그 표현을 통해 생각하는 과정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 창과 같기도 하다.

 

이번 책은 '청춘의 문장들' 출판 10년을 기념하여 금정연씨와 대담한 내용과 관련된 글들이 실려 있다. 소설가로서 그의 삶과 생각이 잘 담겨 있는 듯 해서 좋았다. 이전에 나온 소설집도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인데 천천히 그 문장들을 음미하며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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