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 방황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필수 심리 실용서 ㅣ 세상 안내서 1
김현철 지음 / 마호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공포를 일으키는 본질은 외부 대상이 아니라 내면의 감정이다. p.57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산후우울증에 불안증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첫째 낳고 엄청 심한 우울증을 겪고 난 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시 재발하곤 한다. 이번엔 둘째를 낳고 또 그랬다.
심한 불안과 우울에 시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다. 불면의 상황과 제정신이 아닌 상황을. 몇 번의 경험 후에 나는 내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가졌었다. 그리고 정신과 외에 한의원이며, 심리치료며 여기저기 기웃기웃도 많이 했더랬다.
떄문일까? 심리나 신경과 치료와 관련된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이 간다. 내가 힘든 게 결국엔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감정들과 경험들에 바탕이 있다고 하니 그 바탕들이 왜 잊혀지지 않고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치료의 대부분은 약물이다. 상담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상담이 그렇게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 나 역시 그랬다. 병원에 가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약물이 잘 듣고 있는지 약을 줄일 것인지 늘일 것인지, 바꿀 것인지 그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주된 것이었다.
김현철 선생님을 알게 된 건 색다른 상담소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였다. 대구 사투리를 마구 써대며 사연들의 정신의학적 분석을 들으면서였는데 편안한 말투와 자세한 분석 등이 마음에 들었다. 어쩌다 트위터 팔로우까지 하면서 잠깐 대화를 나눈 적 있었는데 그때도 꽤 친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서 대구에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 잠시 생각도 했더랬다.
이 글은 그동안 트위터 등에 올렸던 단상같은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짧은 경구 같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정신적 스트레스 상황에 대해 그 본질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나 같은 경우 맨 위의 저 글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외부의 대상보다 내면의 감정이 공포를 일으킨다는 것. 힘든 상황이 지나고 나서 뒤돌아 봤을 때 나를 괴롭힌 것은 정말 내 감정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짧은 글들이지만 상황의 본질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들이 알고 보면 바라보는 관점과 그것으로 인한 내면의 감정의 오해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처음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할 거리도 많았고, 다시 한 번 더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설명을 지루하게 늘어놓기 보다 이렇게 간단하지만 썰렁한(^^;) 위트가 섞인 짧은 글들이 가독성도 있고 언제든 아무 페이지나 펼처 놓고 보고 생각하기 좋은 듯 하다.
요즘 마음이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분이 있다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