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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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종종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해준다. 아이들은 책 속의 딱딱한 이야기보다 내가 직접 경험한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가끔은 과장되기도 한 그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은 또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다. 내 경험 이야기가 부족하다 싶을 땐 내가 읽은 책 속의 이야기를 종종 해주는데 그때 간혹 언급했던 이야기가 박경철씨가 쓴 '시골의사의 행복한 동행' 속에 등장하는 것들이었다. 그 책엔 의사로서 지내면서 직접 만난 사람들, 경험들, 느낌들이 잘 드러나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해주었고, 학급문고로 비치해두기도 했었다. 

그 후에 그가 쓴 책들은 읽어보지 않았다. '시골의사'라는 그의 별명과 달리 그는 경제쪽과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하고, 그와 관련된 책들도 썼다. 이번 '자기혁명'에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접점을 이루는 '경제학'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것 때문에 나름대로 공부하고 그 결과로 다양한 일들을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나는 왠지 '시골의사'라는 그의 별명과 그의 첫 책의 느낌이 계속 이어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 그가 안철수와 더불어 '청춘콘서트'를 열면서 전국의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나름대로 느낀점을 책으로 써냈다고 한다. 나는 트위터를 통해 이 책의 '에필로그'를 접하게 되었다. 그 에필로그만을 읽고 바로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내 마음에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서술은 강한 인상을 남겼기 떄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 같다. 그간의 책들도 그렇고,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의 제목도 그렇고...  

어쨌든 예약구매까지 하면서 읽은 책의 내용은 '한 번 쯤'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블로그를 통해서 독서력이나 사유의 깊이, 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 등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책에는 그간 쌓아온 그의 내공을 앞으로 사회에 나올 학생들에게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책의 내용들, 인용구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잘 풀어썼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공부한 방법이나 나쁜 습관을 떨쳐버린 후 생활의 변화 등을 통해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개인적인 이야기도 작은 소품으로 느껴진다.  

전작 '행복한 동행'이 날것으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하고, 느끼고, 감동하게 했다면 이번 책은 잘 다듬어진 이야기를 내밀어 독자들로 하여금 훈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에게 건내는 하나의 조언이라면 이런 훈계가 좋을 것 같지만 왠지 자신처럼 살지 않는 나같은(?) 게으른 사람들에게는 왠지 불편함이 느껴진다. 한시라도 열심히 살지 못하는 자책감인가?  

책의 내용은 좋지만, 그가 말한 고전처럼 꼭꼭 씹어서 물이 될 때까지 읽어 소화시키는 책이라기 보다는 한 번쯤 읽고 자신의 삶의 방향이나 태도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혁명성은 안주하려는 인간의 속성과 달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이 사무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서슴없이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것, 새로운 사람,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기존의 것을 타파하는 행동이 바로 혁명성이며, 그것을 행한 결과가 바로 혁명이다.  -p158~159  

누구에게든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걸어가다가 주저앉는 자리가 바로 한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한계는 내가 걸어가다가 쓰러지는 바로 그 자리인 셈이다.  -p160  

지금까지의 내가 바로 내일의 나다. 어제와 오늘의 결과가 바로 내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내일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꿈꾼다면 당장 달라져야 할 것은 바로 오늘이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이고 내일은 미래이며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Deux ex Machina가 아닌 'carpe diem(바로 이순간)'인 것이다.   -p220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유'란 맥락화된 생각을 가리킨다. -p287 

세상의 모든 슬로건은 콤플렉스의 반영이다. 어떤 이가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외친다면 그의 최대 약점이 바로 그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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