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손아람 지음 / 들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읽어야지 하고 맘 먹고 도서관에서 소설책들을 빌려 읽었습니다. 한겨레 신문 토요일자에는 책과 세상이라는 색션이 있는데 거기서 새로운 책들을 소개 받으면 수첩에 적어 두었다 사거나 빌려서 읽곤 합니다. 노트 한 켠에 적혀있던 손아람의 '소수의견'을 도서관에서 읽었습니다.
 

손아람씨는 80년생입니다. 저랑 동갑인데 젊은 나이에 소설을 썼다는 것이 참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소설을 읽으니 그 감정이 더욱 커지더군요. 소설은 용산참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지만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대기업의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쫓겨나게 된 철거민이 4층 건물 꼭대기에 망루를 짓고 항거하다 경찰특공대의 진압 과정에서 아들은 경찰에게 맞아 죽고 그 옆에 있던 아버지는 경찰을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를 변호하는 국선변호사의 입장에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사건을 맡고, 변호를 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자료를 조사하고 법정에서 검찰과 공방하는 과정이 치밀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어려운 법률용어며 법정 절차까지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정말 놀랍더군요.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나 싶어 책에서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결론은 현실과 다르게 나름 행복한(?) 결말입니다. 현실에서 느끼는 좌절감이나 절망, 아쉬움들을 나름 달래줬다고 해야할까요?

 

다 읽고 나니 작년에 읽었던 주원규씨의 '망루'가 떠올랐습니다. 역시나 용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재개발 과정과 철거민들의 투쟁. 하지만 이 '망루'는 대형교회의 비리와 함께 재림예수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예수가 재림하더라도 예수는 자신의 이름으로 죄를 짓는 이들을 벌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저 다친 사람을 기적으로 치료만 할 뿐. 선과 악에 대해 어떤 평가도 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

 

두 작품 다 젊고 새로운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문제를 잊지 않고 소설로 표현하여 그것을 잊혀지지 않도록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새롭게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문제를 상기 시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상상력으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문학의 힘이자 문학의 기능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두 작품 모두 강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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