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8 오후 6시 30분 전교조 부산지부
이 시대 교육 포럼
엄기호, 이계삼
야자 감독을 바꿔가며 일주일 내내 기다렸던 시간이었다. 김해에서 부산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찾아간 전교조 부산지부 사무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간 보람을 느낄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다.
교육공동체 벗의 직원들과 전교조 부산 지부 선생님들, 국어교사 모임의 선생님들, 부산여고 학생들과 독서회 어머니들까지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다.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불가능'에 대한 사유'라는 제목으로 이계삼 선생님께서 강연 해주셨고, 학생들과 무슨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고백에서 증언으로의 전환'이라는 제목으로 엄기호 고수(!)께서 강연 해주셨다.
두 분의 말씀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해주셨는데 요즘 내가 학교 교사로서 느끼는 어떤 무기력함, 부조리에 대응하는 나와 동료 교사들의 자세, 관리자의 태도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특히 빡빡하고 피곤한 일상 가운데 '틈'이 되어 줄 수 있는 교사, 사막 가운데 '오아시스'같은 존재로서 아이들과 함께 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지금 내가 느끼는 교사로서의 무기력함을 조금은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엄기호 선생님의 '성장'의 의미, 고백이 아니라 '증언'하라는 말, 감정이입으로서의 '동감'이 아니라 나의 운명을 보게 하는 '공감'으로서의 교육, '경험'을 통한 글쓰기 '영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짧은 시간이라 너무 아쉬워서 아는 사람 하나 없어도 뒷풀이까지 따라가서 존경하는 이계삼 선생님 옆에 앉아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이계삼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 '결국 나 자신의 문제다' 라는 말이 화두가 되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부합리한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거부하며,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는 결국 나 자신의 문제이고, 나태하고 안일한 마음을 극복해내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의 문제라는 것.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다.
조금 전 교육 공동체 벗의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작은 힘이지만 좋은 책이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그리고 어제 포럼에 참여해 오늘의 교육 창간 준비호와 3호를 샀다. 방학 동안 꼼꼼히 읽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