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이운경 옮김 / 한문화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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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솔직히 매트릭스보다는 철학하기에 끌렸다.
과연 매트릭스로 무엇을 어떻게 철학을 하겠다는 소리인지 궁금해서 말이지.

99년도 처음 서울에 상경하여 본 매트릭스1편은
빗물과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가물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 나지도 않고.
2편은 DVD로 봐서 조금 낫고
3편은 영화관에서 봐서 그리고 최근에 봐서 좀 기억나고...
근데 다시 1편은 봐야 할 듯 싶다.

어쨌든 각설하고. 이렇게 기억도 가물한 매트릭스의 영상을 바닥에 깔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의외로 이 책은 읽기도 쉽고 내용 이해도 쉬운
철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 재미있게 철학 할 수 있도록 꾸민 책인 듯 하다.
물론 매트릭스를 보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철학적 코드를 읽어 낼 수 있다면.

이 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은
빨간 약과 파란 약. 둘 중 어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사이퍼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가, 그릇된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빨간 약을 먹으면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벗어나 진실의 세계를 볼 수 있고
파란 약을 먹으면 매트릭스 안에 갖혀서 매트릭스가 제공하는 가짜 세계 속에 안주하며 살 수 있다.
대신 진실의 세계는 콧물 같은 음식을 먹으며 기계에게 추적을 당하는 삶이고
매트리스 속의 세계는 거짓되지만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들을 제공하는 세계이다.

사이퍼는 9년동안 모피어스의 명령으로 인간들을 기계들에게서 해방시키는 일에 진절머리를 느끼고 스미스와 모종의 계약 끝에 매트릭스 속의 삶으로 돌아간다.

만약! 매트릭스 속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그것이 가짜 삶임을 깨닫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 안주하고 만족한다면 어떨까? 그래도 우리는 빨간 약을 선택할까?

책 속의 여러 저자들은 '배부른 돼지 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말 처럼 매트릭스의 건전지가 되어 매트릭스가 제공하는 가짜 삶 보다는 고달프더라도 진실한 삶을 위해 빨간 약을 선택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나는 어떨까?
그리고 당신은?

매트릭스를 좋아하고 그 속에서 진지한 질문을 이끌어내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 

0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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