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한겨레 신문사. 1999
자전적 이야기였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와는 달리 프랑스 문화와 한국 문화를 비교한 문화 비교서이다. 저자가 20년 동안 산 프랑스 문화가 주되지만 프랑스에서 신문, 텔레비전 등의 다양한 기사를 통해 한국 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프랑스에서 우리가 배울만한 문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쭈욱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전 책에서 언급된 '똘레랑스' 정신이 사회 전반을 통해 표현되는 것과 우리 나라와는 달리 자유롭고 깊이 있는 교육이었다. 경찰들도 파업을 할 수 있고, 파업을 통해 사회의 비난이 아닌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으며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와 달리 파업을 인정하고 각 부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교육 분야였는데 우리가 주입식 교육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없는 잡다한 지식을 외는데 힘쓰는 것과는 달리 자유로운 사고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통해 깊이 있고 효과적인 교육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참으로 부러웠다. 또한 교육부분에서는 정부가 가장 많은 지원을 하며 국가 예산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이며 교육비 전액(심지어는 문구류비도 지급이 된다고 한다)을 정부에서 지급한다는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돈이 없어도 배울 수 있는 사회. 그리고 배움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야 말로 참된 선진국이 아닌가.
또한 알고 있다시피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어, 수학, 철학의 과목을 중요시 하는데 우리의 수능과 같은 성격의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바깔로레아 시험에서 철학 문제가 어떠한 문제가 나오느냐에 프랑스 전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할 정도라고 한다. 토론을 중요시하고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는 철학이라는 과목을 중요시하는 프랑스의 교육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봐도 좋은 것 같다. 우리 처럼 수박 겉핥기 식의 수업이 아닌 깊이있는 사고의 교육이 이루어 지는 것 또한 부러웠는데 이런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홍세화씨의 두 자녀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프랑스인들은 프랑스어에 대하여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한글을 가지고 있으며 문맹률이 세계에서 최고로 낮다는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영어 공용화를 외치는 사람들과, 영어 교육을 위해 조기 유학을 보내며 아이에게 영어 교육을 강요하는 사람들, 영어로 도배된 거리 등. 우리는 우리말에 대한 자긍심은 커녕 보존하려는 노력도 부족한 듯 하다. 프랑스의 정부의 정책적 실천을 통해 프랑스어를 보호하고 아끼는 노력은 우리나라가 꼭 본받아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프랑스에 대해서는 솔직히 별로 많은 관심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2년동안 배웠던 프랑스어가 내가 알고 있는 프랑스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나마 시간이 지나고 나니 기억하고 있는 것은 몇몇의 말들 뿐. 그런데 홍세화씨의 책들을 읽고 나서 어딘가 먼지를 쓰고 있을 프랑스어 책들을 찾아내어 다시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국어를 사랑하는 프랑스에 여행을 가려고 한다면 반드시 프랑스어를 알고 가야하니까 말이다.
0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