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 말과 글을 단련하고 숫자, 언어, 미디어의 거짓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기술
노르망 바야르종 지음, 강주헌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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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게 보고 집어들었다가 자세 고치고 읽은 책이다.
처음에 나는 이 책을 촘스키가 항상 다루고 있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 비판’에 대한 책으로 생각했고 익숙한 내용이겠거니하고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그런 책이 아니었다. (순전히 나의 오해때문이다.)  언어와 통계, 그리고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비과학적 사고를 이용한 속임수와 그 속임수를 간파하는 방법,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 미디어를 대하는 자세들에 대한 이야기, 다시 말해 책 뒷표지에 나온 설명처럼 미디어의 조작에 속지않고 생각의 주인으로 살기위한 '지적인 자기방어법'에 대한 책이다. 

나의 오해는 책 제목에 ‘촘스키’라는 이름이 들어간데 기인한다. 일종의 낚시 제목이라고 할까...

암튼 책 제목에 낚여 생각에 없던 공부를 하긴 했지만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언어의 사용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 이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적절한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이 책은 바로 그에 관련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온 많은 사례중에 가장 단순한 편에 속하는, 그러나 비일비재한 사례를 하나 옮겨본다. 

   
 

모순 

누구에게도 사회적 지원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시장경제가 모두에게 스스로 책임지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항공기 제조회사 봄바디어에 보조금을 제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회사가 파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 두 문장은 함께 놓고 보면 모순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수 있다. 그러나 모두들 알다시피 최소한 한국에서는 두 가지 주장이 동일한 미디어(또는 동일한 정치집단)에서 번갈아가며 주장되어지는 논리이다. 그리고 받아들여지는 논리이기도 하고.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판단능력을 상실한 대중과 잘못된 미디어의 구조, 오염된 정치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주류 미디어가 대학교수나 xx경제연구소의 말을 인용해서 '이렇게 하자'고 하면 대중이 따라가는 모양새인데 교수나 연구소직원, 기자나 신문사가 누구의 영향력 또는 사주 또는 돈을 받고 일하는지 알고나면 아마도 미디어의 영향력은 많이 줄지도 모르겠다. 암튼 이 외에도 여러 속임수들이 소개되는데, 마치 마술사의 비밀을 들추는 듯한 재미를 느낄수 있다.(실제로 마술사의 속임수도 소개된다)


책 제목에 '촘스키'의 이름이 들어가게 된건 아마도 촘스키가 언어학자인데다가 보수집단의 언어를 통한 진실은폐를 간파하고 세상에 알리는 일에 대가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장 제목은 '미디어,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꼼꼼하게 따진다'이다. 광고의뢰가 중단될까봐 '삼성을 생각한다'의 책 광고를 모든 언론이 외면했던 일, 삼성비판문제때문에 시사저널이 걸레가 되고 결국 해직자들이 따로 모여 시사인이란 시사지를 만들게 된 일, 방송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최근의 정부 방침등이 떠오르는 제목이다. 

이래저래 거꾸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책만큼 절실한 내용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약간 흠을 잡자면 낚시같은 느낌이 나서 책 제목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알고 보고,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계속 모르게 될 것 같다. '정의란 무엇인가'같은 다수를 휘어잡는 내공이 있는 제목이었으면 더 좋았겠다.
  

책 말미로 가면 기억해두고 싶은 인용문이 여럿 나오는데 그 중 두 개만 옮겨본다. 지금의 우리를 말하는 듯 한 이야기다. 

민주국가이든 파시스트 독재국가이든, 의회국가이든 공산주의 독재국가이든 국민을 어떤체재로든 끌어가는 건 쉬운 일이다. 목소리를 내든 말든 국민을 지도자들처럼 생각하도록 끌어갈 수 있고, 그렇게 하기는 쉽다. 국민에게 우리가 공격받고 있고, 반전주의자들을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며, 그들이 조국을 위험에 빠뜨릴거라고 말하면 충분하다. 이런 방법은 어느나라에서나 통한다.
                                                                      - 헤르만 괴링(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20세기에는 정치적으로 크게 3가지 발전을 이루어냈다. 민주주의와 기업권력의 성장,그리고 민주주의로부터 기업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의 성장이다.
                                                                      - 알렉스 케리(호주 사회심리학자)
 

 

사족 : 다른 리뷰에는 이걸 처세술 책이라고 가볍게 읽었다고 씌여있는데, 그건 진실과 거리가 멀다.  처세술을 원한다면 오히려 이런 책은 불살라버려야 될 것이다.  고약한 처세술을 비판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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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클릭한 '서재의 달인' 배너,  그리고 생각지 못한 서재의 새얼굴 선정 확인. 

기분 야릇하다. 대인 울렁증같은게 있어서, 비록 진짜 쌩얼이 아닌 블로그로 노출이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좀 몸둘바를 모르겠고, 그런데 뭔가 선정이 됐다는 것 자체는 기분 좋은 것도 있고... 암튼 복잡한 느낌.

물론 '서재의 달인' 목록  끄트머리에 부록처럼 달린 '새얼굴' 목록 몇 명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어찌되었든 타인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뭔가 기념할 만한 일이기는 하다. 

내친김에 알라딘 최초 구매일자를 확인해 봤다.  2000년. (흠.. 꽤 됐군) 리뷰를 처음 쓰기 시작한 건 2006년, 서재에 페이퍼 글을 처음 쓴건 무려 2009년 5월.  대부분의 페이퍼가 2010년 것이니 나는 '오래된 새얼굴'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암튼 주는 혜택은 잘 쓰겠고, 올해는 세상사에 열받아서 쓴 글이 많은데 내년엔 좀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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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12-2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뷔한지는 좀 되었지만 나중에 신인상 받는 그런 느낌일까요. 그래도 신인상 받는 배우들의 수상소감은 참 행복했어요. 귀를기울이면님, 메리크리스마스예요! ^^

귀를기울이면 2010-12-24 15:43   좋아요 0 | URL
그렇기도 하네요 ㅎ ㅎ. 마노아님 달인 축하드려요(축하드릴일 맞죠?^^) 근데 전 메리한 크리스마스는 어렵겠어요. 주말 내내 출근이라... 진짜 스크루지들 많아요. 세상엔...

루체오페르 2010-12-2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는 아직은 연이 멀어서ㅎㅎ;

귀를 기울이면님, 메리 크리스마스!&새해 즐겁게 맞으시길 바랍니다.^^

귀를기울이면 2010-12-24 22:10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루체오페르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요! 근데 이브날 이 시간에 알라딘 서재에 계심 안될것 같은데... ^^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양자론 - 개정판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2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 와다 스미오 감수 / 아이뉴턴(뉴턴코리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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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뉴턴프레스에서 나오는  Newton Highlight 시리즈중 양자론을 다룬 단행본이다.

'뉴턴'하니까 중학생 시절 교실 뒷편에 게시된 멋진 사진들( 위성에서 찍은듯한 커다란 지구사진 같은 것들)이나 재밌는 인포그래피들의 출처가 '뉴턴'이라는 잡지라는 걸 알게 되고나서 한동안 없는 살림에 열심히 뉴턴 잡지를 사보았던 기억이 난다. 막연하게 우주와 물리세계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는 화려한 그래픽에 혹 했던 것.  

암튼, 이 책은 바로 그런 그래픽 중심이라는 뉴턴의 장점을 잘 살린 책이다. 특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양자의 세계를 설명하는 이론을 일반인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래픽은 필수인데 거기에더해 양자론은 철학적인 문제까지 얽혀있기 때문에 그러한 이론을 넓고 시원시원한 그래픽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양자론의 초보자에게는 아주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충 들춰보면 '이거 애들 책 아냐?'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구성은 마치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듯하게 짧은 이야기와 양면을 거의 다 차지하는 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이 끝날때마다 마치 선생님과 학생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단원 요약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학생을 주독자층으로 생각하고 만든 책 아닌가 싶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볼 책도 아니다. 양자론 자체가 상당히 오묘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본문에도 여러번 언급되는데 양자의 성질은 사람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의 성질과 상당히 다르고 그림이나 글로는 제대로 그 성질과 현상을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책이 이해하기 쉽게 씌여졌어도 독자의 노력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그게 양자론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전공이 아닌한 물리학이란것이 어디 호락호락한 학문이겠는가.

얼마전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를 읽을 때는 이 책 덕을 좀 보았다. 호킹의 이야기에서도 양자론은 그 중심에 있었는데 (그 책 또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는 하지만 ) 아무래도 양자론에 대한 기초가 있는 편이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  

이 책을 통해 양자론의 기초정보도 얻었고 더불어 물리학자들의 계보까지 함께 공부했다. (일본인 노벨상수상자들이 가끔씩 나오는건 좀 샘 나더만..)  뭐든지 기초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기초를 다지기에 그만인 이런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두면 이쪽 계통의 책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가격적인 부담만 없다면 다른 시리즈도 차례대로  섭렵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다. 

 

사족.  이런 그래픽 위주의 책들이 아이패드 같은 컬러지원 기기용 전자책으로 종이책보다 저렴하게 나온다면 시장성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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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만 되면 부모님과 작은 언쟁이 벌어진다. 그분들의 생각은 과거의 경험과 메이저 언론사들의 프레임에 갇혀서 꼼짝도 안하는데 나는 나와 내 자식들의 미래가 걱정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시시포스처럼 설득을 계속 시도하니 싸울수 밖에..  아무리 조리있게 설명해도 바뀔 기미는 안보이고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 "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아!" 

그단계까지가면 나는 설득을 중단한다.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 똑같다면서 왜 맨날 같은 놈, 같은 당만 찍으십니까?'  

 

며칠 전 있었던 국회의 난장판 모습과 날치기된 어처구니없는 내년도 예산 내역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열변을 토해내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그 가운데서 자주 들은것 같은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보인다. 그렇지 않은 분도 많지만 '양비론' 또는 '정치는 정치인에게'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대표적인 그 분들의 대응은 이것이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다 똑같아!" "선거 해봐야 변하는 건 없어!"  결국 우리 부모님같은 분이 늘어난 셈이다.

천사가 내려와서 정치를 해도 모든 국민을 만족시킬수는 없다. 하물며 사람이 뽑은 정치인이라면 기대치는 많이 낮아진다. 그래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스펙트럼은 미국이나 영국같은 안정된 나라보다는 훨씬 넓고, 따라서 국민의 선택이 중요한 사회다. 아무리 맘에 안들어도 '더 나은' 또는 '덜 나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극좌파나 아니키스트가 아니라면 자신의 성향에 대략 부합하는 정치집단 하나는 고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무능한 야당, 분열한 야권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국민이 풀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정치수준은 국민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예산통과저지에 야당이 더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을까?  물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표대결로 결정나는 일에 있어서 누가 할복자살을 했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국회를 피로 물들이는 극단적 생명경시 집단'이라는 비난만 더 부각되었을 것이다. 단식하고, 항의시위하면 눈이라도 깜박해야 하는데 오히려 시위한 사람들을 주변 상권 침해한다고 고소하고, 국회의원 단식해서 쓰러지고 사퇴서 내면 국회에서 반대표 누를 사람 하나 줄어서 좋다고 할 존재들이니..  전직 대통령이 탄압에 밀려 절벽에서 몸을 던져 죽었는데도 반성은 커녕 가해자가 장례식장에 뻔뻔하게 나타나 상주가 떠든다고 고소한(백원우 의원 사건 말이다) 종족들이니 터무니 없는 짐작은 아니다.   

주요 언론사 사장은 저들의 하수인이고 이젠 '법대로'가 아니면 고소 고발을 통해 모든게 다시 무효화되는(물론 힘있고 양심없는 권력자들은 예외) 세상이다.  저들의 불법과 부도덕은 언젠가 평가를 받을것이나, 지금은 다수로 밀어붙이는 일들을 합법적으로 막을 힘이 누구에게도 없다. 결국은 제대로 된 인간들을 국회와 청와대로 보내는 일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안되면 그 다음 그다음에라도. 전부가 안되면 1명씩이라도. 

그럴려면 아무리 짜증나고 화가 나더라도 정치에 관심을 끊을수가 없다.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의사의 진단을 몇년 뒤엔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결국 내 아이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은 몇 푼 돈이 아니라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이기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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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12-1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때 추천을 한 번만 한다는 게 아쉬워요. 빨리 메인으로 보내서 더 많은 분들이 같이 읽어줘야 하는데 말이에요.

귀를기울이면 2010-12-13 11:40   좋아요 0 | URL
한 분이라도 공감을 하신다는게 어딘데요. 추천 감사요^^ 사실 알라딘보단 다른데 가서 떠들어야 하는데...

감은빛 2010-12-1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어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조리있게 잘 풀어주셨네요!
다만 아무리 이렇게 얘기해도 꿈쩍도 안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업네요!

귀를기울이면 2010-12-14 08:28   좋아요 0 | URL
당연하지요. 사람이라는게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계속 알리다보면, 그런 노력들이 쌓이다보면 하나 둘 관심을 갖게될꺼고 그 중 일부는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품게되겠죠. 고정관념을 맹신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결국 답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1. 국회 난장판

결식아동 급식 지원금:541억원 전액삭감
저소득층 에너지 보조금:903억원 전액삭감
사회적 일자리 창출 지원금:340억원 삭감
노인 일자리 예산:190억원 삭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예산:1,100억원 전액삭감
한시적 생계구호비:4,181억원 전액삭감
실직가정 대부사업비:3,000억원 전액삭감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비:880억원 삭감
저소득층 긴급 복지비:1,000억원 삭감
기초생활자 급여예산:649억원 삭감
장애인 활동보조비 신규신청:전면 금지
장애아동 무상보육 지원금:50억원 삭감
장애인 차량지원비:116억원 전액 삭감
유아 예방접종비 예산: 400억원을 전액 삭감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 증액예산 1600억원
4대강 9조


국회 난장판
글쎄, 워낙 연례행사가 된터라 TV뉴스에는 눈길도 안줬다.
국회 안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저항하신 분들께는 키보드만 톡톡거리고 있는게 미안하지만 말이다.
보수 언론이 예산안의 쟁점과 내용보다는 난장판 자체만 집중보도해서
정치 무관심을 확대하는 짓을 계속하는 것도 여전하고.

아마도 예산안 처리 방식의 불법과 부도덕성 그리고 이번에 사라진 복지예산,
증가된 삽질예산에 대한 비판은 얼마안가 묻히고 말것이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돈을 쥐고 명령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의 생각이 워낙 견고해서
뭔가 잘못되었어도 바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사 사장들이 낙하산이기에 그렇다.

 
며칠전 트위터에서 본 글이 지금의 심정을 대변한다.

우리는 참는것이 아니다.  기다리는 것이다!
 


2. 이마트 피자, 롯데 치킨, 홈플러스 치킨피자

싸네 비싸네, 맛이 괜찮네, 누구 죽네 말이 많더라.
첫날부터 줄이 길었다는 얘기에 씁쓸하기도 하고.
논란이 분분하지만 원가구조를 볼때 롯데의 덤핑판매는 확실해 보인다.

관련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닭을 사는게 서민이 아니고 파는 사람이 서민이다.
 조금 있으면 너희 어머니 아버지 주머니가 텅텅 비게 될 것'

내가 보기에 이건 식민지나 다름없다.
서민의 노동력과 생산품은 헐값에 팔려나가고 대기업의 생산품을 소비할수 밖에 없는 구조.
생산한 쌀은 구경도 못한채 수탈당하고 공산품은 비싸게 사느라
늘 가난하고 굶주려야 했던 일제 식민통치하의 조선인들.

전국은 강남3구의 식민지가 된것이 아닐까? (참 이씨 일가가 사는 용산구도 포함해야겠다)

뭐, 기존 대형치킨체인점이 폭리를 취했다는 주장도 있고 대형마트가 생긴지가 얼만데
지금 치킨 하나로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치킨 덕에 내 신분과 처지를 새삼 깨달아서 그런다고 쳐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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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2-10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은 정말 할 말이 없구요. 기다리다가 죽을 것 같은 생각도 슬며시 들구요.

2번의 경우, 소위 동네 치킨 가게 다 죽여 놓고, 가격 담합해서 잔뜩 올려 놓은 프렌차이즈 치킨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었기에, 늘 하던대로, 보이는대로 거대기업 vs. 골목상권, 서민 다 죽이네 프레임은 이야기하긴 쉽지만, 딱히 공감은 안 가더군요.

귀를기울이면 2010-12-10 16:43   좋아요 0 | URL
치킨문제는 하이드님같은 의견도 많더라구요. B모사의 자업자득이라는.. 전 별로 치킨에 관심이 없어서 업황자체는 잘 몰랐거든요.-.-; 그냥 치킨을 계기로 대형마트의 문제를 다시 떠올려본거죠. 제가 회사원이라 그런지 이런 문제 해결을 기업에 맡기는건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그들은 그냥 돈만보고 달리는 경주마니까요. 그걸 제어할 제도가 필요한데.... 역시 '기다려야지' 싶습니다.

감은빛 2010-12-10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저도 복지 예산 삭감에 대한 페이퍼를 올렸는데, 여기서도 보게 되는군요.
지난 주말에 '4대강 예산 저지 범국민대회' 를 했고,
여의도에서 며칠째 농성하고 있었는데,
이 모든 걸 다 비웃기라도 하듯이 버젓이 통과시켰네요.

저도 2번은 하이드님과 조금 비슷한 생각입니다.
롯데마트 치킨 5천원이 결코 싼 값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0-12-10 17:10   좋아요 0 | URL
치킨때문에 롯데마트에 몇시간씩 대기 줄이 생겼다는게 다 이유가 있었군요. 기존 치킨업계의 카르텔...

귀를기울이면 2010-12-10 17:14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이 정권은 항의 시위나 농성같은건 안먹히는 것 같아요. 양식과 양심이 있어야 거기에 호소하는데 양식도 양심도 없어보이니...

2010-12-10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0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11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맥거핀 2010-12-10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 저도 답답해서 한 마디 남깁니다.
1번 문제에 대해서는 참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싶습니다. H당 모 의원은 TV토론에 나와서 "기초수급자가 줄어 금액이 줄어들면 좋은 거 아니냐?" 이런 개드립이나 치고 있고..

2번은 글쎄요. L마트에 네티즌들이 우호적일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줄은..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기업이 대자본으로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습니다. 막말로 B사가 이번 일로 망한다 해도(망하지도 않겠지만), 부서지는 것은 B사 경영층이 아니라, 거기에 가진 돈 모두 털어넣은 개별 점주들일텐데요..(그리고 L마트는 저번에 미국산 쇠고기 판다고 나섰을 때부터 비호감인지라..)

귀를기울이면 2010-12-10 23:10   좋아요 0 | URL
저도 예상외긴해요. 롯데가 유달리 돈 밝히는 기업으로 찍힌줄 알고 있었거든요. 부동산 투기등 질이 나쁜 돈벌이를 많이 해서 말이지요. 대형마트는 뭐 치킨문제뿐 아니라 최근에 SSM문제도 있고 나아가서 로컬푸드나 생협 얘기도 연결될것 같고 제대로 썰을 풀자면 너무 길어져서... 암튼 위에 썼듯이 큰 적자가 나는게 아닌한 대기업 스스로 자제하기는 쉽지 않을꺼고 결국 법이 바뀌어야겠죠.

귀를기울이면 2010-12-1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 13일 롯데마트에서 통큰치킨을 15일까지만 판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론에 밀린것인지 예상과는 달리 금방 그만두었네요. 이번에 새삼 알게되었는데 시장 치킨 7~8천원이면 사겠더군요. 그러니까 원래부터 마트 갈 기름값과 시간이면 거의 롯데치킨과 동일가치로 치킨 구입이 가능했던겁니다.(마트와 시장의 신뢰도는 편차가 크므로 측정불가 비교불가) 대기업이 대량으로 판매하면 당연히 더 쌉니다. 하지만 그게 결국 식민지 경제를 만들꺼라는 결론은 바뀌지를 않네요.

다들 직장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전 십수년전부터 눈길주던 창업 업종들이 대기업만 할수 있게 구조가 변하는걸 목도해 왔습니다. 서점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