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바쁘다가, 시험 준비하다가, 가족 대소사 챙기다가 이래저래 기운 빠져서 멍하니 세월을 보내다보니 참 간만에 페이퍼다. (의무감에 서평단 리뷰만 간신히 썼다. 다시는 못해먹겠다. 힘들어서.)
그리고 간만에 며칠 쉬면서 열심히 책을 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골라보았다. 읽은게 아니고. 책 읽는 시간 보다 책 쇼핑(?)하는 시간이 길었달까... 그러면서 책상에 쌓인 책이 십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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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쉬운 걸로 이제 두 권만 본 상태. 나머진 언제 읽누...
닥치고 정치
핫이슈이기도 하고 가장 쉽게 읽히는 책이기도 해서 사자 마자 다 읽어 버렸다.
결론은... 딱 내 스타일!
김어준의 어투나 생김은 물론 나와 정반대에 가깝다. 하지만 좌와 우를(또는 인간을) 동물적 본능 수준에서부터 그리고 진화론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해하려고 한다는 점, 그리고 진보좌파에 결핍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단 결과가 나와 비슷했다.
그리고 내가 알고는 있으나 '어버버..'하며 표현 못하던 그런 것들을 어렵지 않게 정리해주었다는 점에 대해 평가한다. 트위터에서 진중권은 많이 다른 평가를 하던데 이 책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현실)정치에 대한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이지 '모두가 공정한' 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이성적으로는 진중권이 옳고, 그 나머지 모두를 합해 김어준이 맞다고 소리친다.)
# 재밌었던게 내내 앉아서 읽다 힘들어서 누웠는데 누워서 페이지를 처음 넘기자마자 좌하단에 "일어나!"라고 써있어서 깜짝 놀라 일어났다는거. 귀신에 홀린듯.. 아마 초판에 있다는 비밀메시지가 이것이었는지도...
한국음식문화박물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음식문화이야기다. 계란 이야기 다음엔 닭 이야기, 그 다음엔 찜닭 이야기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순서가 나열되어 있다. 읽으면서 놀라게 된 사실은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과 음식 문화가 짧은 것은 20년, 길어봐야 해방 전후에나 발생 또는 (명칭이나 조리법이)정리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부대찌개 같은 것이야 뻔하다 쳐도(미군부대 물품으로 만들기 시작했으니..) 대표적 한국음식으로 꼽는 전주비빕밥의 유명세나 불고기의 양념조차 전통과는 무관한 얼마되지 않는 것들이라니.. 털썩.
무엇보다 상당수의 음식문화나 음식들이 단지 재료가 저렴해서, 또는 대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조작되고 변형되었다는게 놀랍고 안타까운 사실이었다. 한 나라의 음식 문화가 이렇게 빨리, 쉽게 싸구려로 변질될수 있다는게 허무하기도..
저자가 말미에 우리의 전통음식은 대부분의 국민이 먹어본 적도 없는 신선로 같은게 아니라 우리 땅에서(만)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이 바로 우리 음식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듣고보니 그렇다. 국가홍보광고에 흔히 나오는 신선로, 나는 실물을 본 적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산나물을 좋아하는 나는 우리음식 지킴이.-.-;; 근시일에는 안되겠지만 시골에 가면 내가 직접 산채를 캐 볼 생각이 있다. 그래서 진작에 이런 책도 구해 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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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이 책은 혹시나 해서 흘겨봤다가 보관함에서 빼버린 책. 얼추보니 과학이란 잣대로 보았을때 지도자와 대중의 오판이 불러오는 오류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이 적지 않은듯 한데, 그런 자세가 오만해 보여서 관심도서에서 뺐다.
광우병 사태... 극히 작은 확률의 위험이라는 걸 정말 몰라서 그렇게 촛불이 불타 올랐을까? 단지 오해 때문에? 그리고, 소개글에 언급된 사례는 아니지만 뱅크런 사태가 났을때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나만 예금을 인출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까?
뛰어난 기술만 믿고 만들기만 하면 제품이 잘 팔릴거라 생각했다가 회사 말아먹은 공학도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니 딱 그 꼴에 해당하는 저자가 아닌가 싶다. 그의 견해가, 데이터가 잘못된건 아닐것이다. 최소한 일반인 보다는 우월한 수준에서 알려주는 것이니 믿는게 합리적이다. 다만 문제는 정치에, 사회에 적용할때는 거기에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정보의 오류는 대통령과 시민이 아니라 언론과 기업들에 의해서 주로 발생한다. 기업 홍보, 주가조작, 치적 과시의 목적 등등으로 말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본다면 학문 자체보다는 권력과 기업에 충성을 바치며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물리학자를 포함한)학자들부터 걱정하시는게 맞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