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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ㅣ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1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평점 :
제목이나 내용보다는 어느 누군가의 리뷰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책이다.
'내 경쟁자가 읽을까봐 두려워지는 책'이라는 말.
21세기 판 손자병법이라는 추천글도 있는데 (손자병법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럼직한 표현인 것 같기는 하다.
33가지의 전쟁(또는 경쟁?)의 기술을 심각하게 설명하고 있으니까.
나로써는 감명깊은 부분은 없었지만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서가에 모셔두면 언젠가는 더러 참고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사실은 책에 대해 실망이 크다. 함부로 책의 내용이 나쁘다고는 할수 없고
적어도 내게는 맞지 않는 책이다.
내용의 절반은 정말 전쟁의 기술을 이야기 하고 있다. 경쟁이 아니라.
물론 심오한 뜻을 잡아채서 인생의 전쟁터에서 써먹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걸 숙제로 내주는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책을 사지도 않았을테다.
부대배치를 어떻게 하고 사람들을 극단까지 몰아 넣는 그런 기술들을
조직운영이나 사업에 써먹기는 아직 나라는 독자의 수준이 따라주지 못한다.
정말 전쟁이 난다면 좋겠지만(?).
싸울때 빠르게 치고 나가 싸우라면서도 빠질때를 알아야 한다든가 하는
공자님 말씀같은 이야기가 많아서
'전략을 가르쳐줘도 못 찾아먹는' 내가 원망스러워지게 만들게도 한다.
그리고 '정의'와 위배되는 점들이 너무 많다.
('정의'같은 가치가 밥을 먹여주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어차피 전쟁터에서는 '죽기 아니면 살기'이므로 배신과 음모와 속임수가
정당화 되는 곳이지만 실제 비지니스에서는 '정의'가 아니더라도
심판과 같은 법이 존재하고 엄격한 관중과 같은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제시하는 전략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인생 전체를 그따위로 살고서 '나는 성공했다'라고 자부심과 승리감을 느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안드는 점. 모순된 내용을 설파한다는 점.
도덕적 우위를 점하라고 하면서도 거짓정보를 유포하라고 한다던가
공격할때는 철저하게 각개격파하라고 하면서 방어의 기술에서는
독립적 집단으로 분할하라고 하는 등 矛盾같은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따로 놓고보면 다 말이 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뭐, 결국은 '기술적용여부는 그때 그때 달라요~'가 되겠다.
책을 읽고 마지막으로 답답했던 것은
내 경쟁자가 이 책을 읽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이 거짓정보로 작전을 걸어올때
진실여부를 알 수 없는 나는 정보를 믿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믿지 말아야 할까.... 결국 운이 좌우하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