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랑군이의 또다른 면을 발견한 오늘~~은 올 여름들어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 날이 아닐까 한다. 

오늘 랑군이를 데리고, 마트에 갔다. 

방학이라서 매일 엄마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랑군... 

랑군의 말로는 자기는 졸졸 따라다니는 강아지 같은 존재가 아니라 엄마를 보호하려고 따라다니는 경호원같은 존재란다..ㅋㅋ 

사실, 작은아들 랑곰이가 요즘 기침감기에 걸려 한참을 고생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통~~먹질 않는다..... 

엄마로서 너무 걱정도 많이 되고, 안그래도 더위타는 체질이라서 땀도 많이 흘리는데..감기로 입맛까지 떨어져 못 먹는게 

너무 안스러워서.....고민하던 중~~ 유난히 국물을 좋아하는 식성을 가진 랑곰이에게.. 

저번에 철판볶음밥에 미소된장국을 정말 맛있게 먹던 기억이 떠올라....그래 미소된장국을 끓여보자... 

이건 그래도 잘 먹던거니까 먹어주겠지.....라고 생각하며...수입식품판매코너를 열심 기웃거리며 미소된장을 찾고있는데... 

옆에 서서 가만히 엄마를 보고 있던 랑군의 레이더망에 딱 걸렸다. 

" 엄마, 수입식품을 먹으면 안돼.....국산식품을 먹어야 하는거야.....우린 한국사람이잖아... 

  나라사랑 나라사랑 말로만 하지 마시고,,,,수입식품 사지 마세요~~" 

멍~~찌릿!!  아핫~~  

9살 짜리 아들에게 한방 제대로 먹었다. 

어떻게 이런생각을 했지? 학교에서 강하게 배웠나? 아님 책에서 읽었나? 아님 내가 언제 이런말 해준적있었나? 

등등....을 생각하며...부끄러웠다. 

" 그래~ 미안해...엄마가 생각이 짧았어....., 우리아들말이 맞다...엄마보다 낫네..근데 이게 수입식품인지는 어찌알았어?"  

"일본말 써있잖아?"

난 큰아이 생각도 인정해야했고, 작은 아이 먹거리도 생각을 해야했다... 

그럼 어쩌지? 뭘 먹여~~? 

...............................생각끝에 난 그냥 집으로 돌아와 친정엄마가 직접담그신 된장풀어 봄에 데쳐서 꽁꽁얼려둔 

시금치 한덩어리를 녹여 넣은후 된장국을 끓였다.... 

다행히....며칠 숟가락질 뜸하던 작은아이가 잘 먹어주었다...휴~ 다행!! 

그렇게 저녁시간이 지나가고.............커피 한잔을 하려 하는데............ 

" 엄마, 근데 커피도 수입식품아니야? " 

----------어, 다른건 다 괜찮은데..커피 마시지 말라고 까지 한다면...난 죽을것 같았다....몰래 먹고싶지는 않다. 

그래서 얼릉 되받아 쳤다.. 

"응 수입은 맞는데..엄마는 공정무역커피야....공정무역커피가 뭐냐하면은..................?" 

난 그날 커피한잔을 사이에 두고 아들에게 공정무역커피, 수입식품,,,,,에 대해 열변을 토해야했다...ㅋㅋ 

내일은 부디 아들에게 한방 먹을 일이 없었으면...한다.............엄마 체면이 있지...ㅋㅋ  

근데...이 세상 살면서 수입식품, 수입제품을 안먹고, 안쓰고 살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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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8-1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치겠다 증말.
저두여 커피까지 먹지 말라 하면 죽을거 같아요. ^^

그런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정말 무섭죠? 무심코 언행 불일치하는 면을 예리하게 잡아낸다니까요. ㅋ

블루데이지 2011-08-18 20:31   좋아요 0 | URL
정말 무서워요~ 특히 쓰레기 실수로 흘려 버리기, 횡단보도 초록불 깜빡깜빡 절정에 이를때 빨리 건너기를 아이에게 많이 지적받아요~~그래도 아직까지 기본질서가 잘 잡혀있는 아이가 기특하긴 하더라구요~
역시 유치원은 좋은곳을 졸업해야해요~~ㅋㅋ
저는 좋은유치원을 안나와서 기본질서가 약간은 어설프거든요~~ㅋㅋ

아이리시스 2011-08-1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 커피 괜찮나요? 저는 드립커피 못 마시겠더라구요. 맨날 봉지커피 아니면 달달한 것만 마시던 게 버릇이 되어놔서~ 저는 좀 덜 큰 것 같아요.ㅠㅠ

그나저나 랑군은 귀여운데, 랑곰이는 여름감기까지 걸려 어째요. 진짜 고생스럽고 짜증날 것 같아요.

블루데이지 2011-08-18 20:41   좋아요 0 | URL
공정무역상품이라서 그런지 제 최면에 걸려서 전 참 맛좋은 커피라고 생각해요~~으흠!!ㅎ

저 아이키우면서 졸린거 피곤한거 짜증나는거 ..그리고 접대용으로 너무 달달한 커피를 즐겨서 그런지..
허리둘레가 완전 대형트럭 타이어 수준이 되더라구요~~본격적인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이 달달커피부터
끊었죠...그랬더니...글쎄 살이 점점 빠지는 거예요~~신기하게도~~
커피는 마시고 싶고, 살은 찌기 싫고..그래서 선택한것이 이 드립커피예요
이 커피맛에 적응하는데 한참고생했어요~~ㅋㅋ 역시 커피는 다방스~타~일의 커피가 제일아니겠어요~ㅎㅎ

랑곰이는 엄마 애타하는 걸 알았는지...많이 좋아졌어요~~
오늘 저녁 단호박 많이 썰어넣은 카레라이스 한그릇을 뚝딱비우는데..눈물나도록 고마웠어요~~

pjy 2011-08-1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계속 열변의 연속일텐데...아, 언행일치라니욧, 달변가로 새로 태어나시거나 도인되시겠습니다^^;

블루데이지 2011-08-18 20:37   좋아요 0 | URL
ㅋㅋㅋ크 앞으로를 생각하니 갑자기 어지러워졌어요~~ㅋㅋ

하늘바람 2011-08-1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랑군이 똑똑하네요 ㅎㅎ

블루데이지 2011-08-18 20:37   좋아요 0 | URL
잔소리꾼,,,뭐든 유심히 잘 살피는 습관이 있는 9살 아이랍니다...ㅋㅋ

꿈꾸는섬 2011-08-18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부러지는 랑군이군요. 멋진 아들로 자라고 있어요. 부럽네요.ㅎㅎ

블루데이지 2011-08-19 00:20   좋아요 0 | URL
오늘도 한 소리 들었어요~~ 안쓰는 가전제품 전기플러그 안뽑아놨다고...
이러대요 " 엄마는 매일 절약하라면서...플러그뽑는건 안하더라? 이유가 있어?"
나원참~~ 커서 어지간히 잔소리꾼 신랑될까봐 걱정이예요~~ 며느리 힘들게 할까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