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슨 스콧 카드의 소설 읽기를 마쳤다. <엔더의 게임> 시리즈를 쓴 작가인 만큼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읽었는지 전반부는 진행도 좀 느리고 인물들도 좀 건조한 듯 해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중반이 넘어서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져서 재미있게 완독했다.
올바른 리더쉽이라든가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관한 작가의 관심이 언뜻언뜻 엿보이는 이 소설은 약간 특이한 형태의 판타지다. 소설의 모티브는 "잠자는 공주". 카드는 주인공인 이반 스메츠키를 중세 러시아/우크라이나로 보내고, 마녀의 마법에 걸려 영원한 잠에 빠진 공주를 입맞춤으로 깨우게 한다. 러시아문학과 신화학을 전공하는 러시아태생 유대계 미국인 대학원생 이반 스메츠키는 그 순간부터 공주의 왕국을 마녀의 손에서 구해야 하는 대과제에 직면한다.
등장인물들의 생각하는 내용이 일일이 독백처럼 묘사되는 부분들은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별로 깊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서 그렇다), 재미로 읽기에 좋은 책이고, 특히 중반 이후로는 등장 인물들과 줄거리 모두 생생하고 박진감 넘친다.
물론 중세가 나오는 SF라면 역시 코니 윌리스의 <둠즈데이 북>.
이 책은 그 만은 못하다. 별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