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빛>이라고 번역되어 나온 이 SF소설의 원제는 <참새>이다. 번역된 책 제목을 보아서는 도저히 독자를 끌기 어려울 듯한 분위기다. --.--;;; 그런데 이 책을 반 가량 읽은 지금까지도 왜 이 소설의 제목이 <참새>인지 모르겠으니, 원제에도 약간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저께 이 책이 책장에 꽃혀있는 걸 보았는데 표지가 너무나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부정할 수 없는 데자뷔의 느낌. [ 주인공 신부는 반드시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배우 랄프 파인스여만 한다는 이 황당한 생각! 피부색조차도 주인공의 그것과 안 맞아떨어지는데 말이다. ]
그러나 도대체 어디서 이 책을 읽었더란 말이냐!!!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책 뒷편을 들쳐보면 분명히 안 읽은 게 분명한데다가, 책 외양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헌 책방산이긴 하나 한 번이라도 누군가 읽은 태가 나질 않았다. 50페이지 가량 읽고 드디어 기억이 안 나는 부분이 나오기 시작하자 드디어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제 깨달았는데, 이 책을 (다른 카피) 수 년 전에 몇십페이지 읽다가 포기했던 거였다. 그래서 표지가 그렇게 눈에 익게 보였던 것이다. 삼돌이는 그것도 모르고 이 책을 읽고 싶어하던 중 헌 책방에 나온 것을 보고 사왔다고 한다. 물론 내게 그 책이 있는 줄 나도 까먹고 있었으니 알았을리 만무하지만, 이 정도 되면 있는 책도 있는 줄을 모르고 까먹고 또 사서 가뜩이나 너무 많은 책 수를 더 늘리는 지경이라 할 말이 안 나온다. 쩝.
다행히도 지금 읽으며 보니 책은 괜찮다. 종교적인 배경이 너무 강하다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이 책의 후편은 <신의 아이들 CHILDREN OF GOD>인데 올슨 스콧 카드의 <CHILDREN OF THE MIND>과 무지하게 헷갈리는 제목이다. 지나가는 생각이지만 희한하게 SF와 종교에 대한 인류의 집착에는 뭔가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이 현대인의 신화로 <스타워즈> 이야기를 꼽은 것처럼!
차나 한 잔 끓이고 책이나 마저 읽으러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