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달력을 보니까 서재에 한참 안 들어왔던 모양이다. 직장인과 학생 노릇을 같이 하려니까 그것도 쉽지 않다. 밤에 듣는 수업은 또 이렇게 졸릴 수가 없다. (의욕아, 다 어디 갔니?) 오직 집에 가는 밤길에만 정신이 바짝 난다.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그 동네가 밤에는 좀 위험하다는 소문이다.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셔서 수술을 두 번이나 하고 병원에 한 달 넘게 계셨다는데 식구들이 이제야 전화를 해서 알려줬다. 아무리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고 사는 가족이지만, 너무 하다 싶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긴 했는데, 마음이 착잡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지만, 그건 다 미사여구고 진실은 오직 나쁜 소식은 알면 알수록 머리만 아프다는 것일까.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 전화한다, 라고 생각하다가 과연 그렇게 전화하면 식구들이 정말 좋아할까, 싶어서 다시 망설이게 된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인생의 진실은 유하의 詩마따나 유행가 가사 사이에 다 포개져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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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2-17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아버님이 빨리 쾌차하시길.

paviana 2006-02-1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요..유행가 가사가 진리이죠..

마태우스 2006-02-1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알리지 않으신 가족분들의 마음 씀씀이가 아름다워 보이는데요....저도 군대 훈련 받을 때 아버님이 양쪽 눈을 모두 못보게 되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어머님은, 집에 별일이 없다고 말씀하셨지요.

로드무비 2006-02-1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정말 사는 게 고해여요.
부모님이 늙어가는 모습, 아프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아버지의 쾌유를 빌어요. 힘내시고요!

아영엄마 2006-02-1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저도 그런 일을 겪었었지요. 암진단 받으실 때까지도 저한테 쉬쉬하시고 혼수와서 병원에 입원하신 적이 있을 때도 알리지 않고... 나도 가족인데 하면서도 한달음에 못 내려갔을 저 자신을 생각하니 죄송스럽고 참 마음이 아프더이다.. 아버님께서 쾌유하시길 빌겠습니다. 기운내세요!!

날개 2006-02-17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지금은 괜찮으신 건가요?
이럴땐 멀리 떨어져 있어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비로그인 2006-02-19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국산지 10년이 다 되가니 이젠 엄마와 전화해도 별 할말이 없습니다. 언제나 다들 별일없고 다들 건강하다고만 하시니, 여기까지 알려질만큼 큰 일은 없으신가보다 하고 좋아해야 할지... 저도 아버님께서 빨리 좋아지시기를 빕니다. 아참 직장도 다니고 공부도 하는건 검둥개님 남편분이신 줄 알았는데 아님 두분 다? 어쨌거나 힘내십시요. 아버님일도 공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