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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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8-2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지!!! 흑흑...

물만두 2005-08-2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진주 2005-08-2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 소주병 시는 공시인이라야만 쓸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잉크냄새 2005-08-2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시네요. 가슴이 짠하네요....

릴케 현상 2005-08-2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어요

검둥개 2005-08-22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이하동문입니다. 저두요. 아부지!!! 흑흑...

만두님 저두요, 흑...

진주님 이 시인님을 아신다면 여기 팬들이 모여 있다 알려주세요 ^^;;;

잉크냄새님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대단한 시요 ^^

산책님 즐겁게 해드려서 기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