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거를 찾아 떠난 7일간의 특별한 여행
질베르 시누에 지음, 홍세화 옮김 / 예담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옮긴이(홍세화)는 이 작은 책을 통해 자신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창작과비평사, 1995)에서 짧게 언급했었던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과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전해준다. 『보거를 찾아떠난 7일간의 특별한 여행』에서 마주하게되는 ‘또 다른 사회’는 현재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새 천년의 여명에 세상이 여전히 확트이고 있는”것이 아니라, 그것은 소수를 위한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경계시켜준다. 아들과 함께 떠난 7일간의 특별한 여행에서 마주한 자연파괴로 인한 물 문제, 에너지 문제, 온실효과의 문제, 쓰레기 문제, 인종차별의 현장과 노예의 위치에 처한 아이들의 모습, 전쟁과 폭력의 파괴적 행위들, 에이즈, 유전자변형, 마약 문제 등 이 세상에 없어야할 것들 가운데 놓여있는 ‘또 다른 사회 속의’ 수많은 보거들은 이를 잘 말해준다. 자연파괴와 인간파괴가 벌어지고 있는 그러한 ‘또 다른 사회’로의 여행은 또한 옮긴이 자신의 표현처럼 인간의 무자비함을 경계시키며 우리를 둘러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사랑의 앙가주망(참여)”과 “저항의 불꽃”을 되살리고자 함이다. 그것은 책의 마지막에서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아들이 보거를 가두었던 개를 죽일 수 있었던 것처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따뜻한 인간공동체라는 역시 ‘또 다른 사회’와의 만남을 위해 싸워 가는 수많은 ‘작은 영웅들’의 되살려내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자연파괴와 인간파괴의 ‘한 사회’만을 바라보며 끝없이 경쟁하고, 他者를 파괴하며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 속에서, “...불의와 전제의 굴레를 깨고, 인종차별 정책을 분쇄하고 독재는 없애고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한 걸음 한 걸음씩 싸워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싸우고 있는” 이전의 수많은 ‘작은 영웅들’의 되살림을 위한 글이다.

퍼옴) 처음처럼 2001년 3-4월 서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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