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꾸준히 보는 드라마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하는, <엄마가 뿔났다>다.
뭐 그런 속물스런 드라마를 좋아하느냐는 말들도 할터이지만 어쨌든 그것밖에는 볼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고, 재미도 있다.
영미가 부잣집에 결혼을 하고, 변호사들끼리 결혼을 하고 나서는 모든 일들이 다 해결된 것 같아 좀 관심이 뜸해지기도 했다. 결혼을 하면 뭐 다 해결되는 건가. 사실, 많은 드라마가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의 과정을 보여주다가 결혼을 하며 끝나기도 하고 그런 뻔한 전개가 비판받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들은 결혼 후의 그 지긋지긋한 뒷 이야기까지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 드라마는 결혼식을 줄줄이 치른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내가 종종 감탄하고 하는 것은 강부자의 그 긴, 대사를 외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강부자에게 그 역할의 혼이 씌어 그냥 내뱉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독백들인데 요즈음엔 그것이 집나간 김혜자에 대한 독설로만 변해서 듣기에 상당히 껄끄럽다. 하지만 또 다른 재미의 요소가 생겨났으니 바로 장미희에게 네네 일변도로 나오던 김용건이 태도를 확 바꿈에 따라 아주 다양한 표정을 짓게 되는데 그 표현이 또 너무 기가 막히더라는 것이다.
돌아오는 주말에도 역시 보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사실 드라마 보기 보다 부디 더 재미있는 일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