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월요일이 돌아왔고 어김없이 업무 스트레스가 이어졌다.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졌고 조울증이 시작되었다. 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개고생이 다시 시작되자 나는 돈을 정승처럼 쓰는 방법 연구에 몰두했다.
돈을 번다는 행위는 결코 낭만적이지 못하다.
여성이 자기계발과 자아의 어쩌구 저쩌구를 위해서 돈을 번다고 나불대는 사람들을 만나면 확 마스크를 씌워놓고 싶어진다. 다들 남의 떡이 커보이지만 그래서인지 직장 여성들은 가끔 모여서 이런 말을 한다.
아, 좀 여유있는 전업주부가 부러워. 애가 없다면 남편 출근 하고나서 집정리 하고 오후 10시부터는 라디오를 듣는거야. 그리고 홀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집안일을 한 뒤 오후 두시 부터는 문화센터를 가는거지. 아아... 산책도 하고.. ㅠ.ㅜ
실제로 취재하다보면 아주 젊은 나이인데 일찍 결혼해서 벌써 애가 제법 크고 집에는 살림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골프니, 수영이니, 운동 다니거나 집 꾸미는게 일인 여성들이 있다. 대개 그런 여성의 남편들은 사업하는 사람들이거나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아침에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서 만원 전철이나 버스에 몸을 구겨넣고 회사에 도착 이어지는 회의, 회의, 업무, 업무에 밀려 밤 늦은시간까지 푸석거리는 피부로 사무실에 찌그러져 있는 직딩과는 참 팔자가 다르다는 생각도 든다. 아래에서는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는 찍어 누르는 그런 조직사회에서.. 젊음이 가고 있다. 어릴때는 주변 어른들의 이런 말이 제일 듣기 싫었다. 여자는 그저 남자 잘만나야 해.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맞다니까. 남자 잘만나면 팔자 고치고 남자 잘못만나면 평생 고생이나 한다.
그런게 어딨어요? 여자팔자는 남자 잘 만나서 바뀌는게 아니라 본인의 노력에 따라 다른거에요. 이렇게 항변하던 스물 언저리의 나는 십년을 바라보는 직장 생활에 서서히 스러져가고 있다.
고생도 호강도 해본 사람이나 안다고.. 확실히 모르는게 약인지도....
고생을 해본 사람은 또 그 고생을 어떻게 하느냐며 치를 떨고 호강하며 살아본 사람은 그게 호강인지도 모르고 그냥 산다. 그런거다.
개고생, 개띠해. 이렇게 시작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