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꽤나 못난짓 중 하나가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가서 눈흘긴다' 인데, 딱 그 짓을 해버렸다.

더욱 양심의 가책이 팍팍 드는 것은, 만일 그 반대의 경우였다면 나는 불같이 화를 내거나 차갑게 쏘아붙이며 상대가 하는 짓이 얼마나 나쁜지, 또 유치한지를 콕콕 찔렀을 것이라는 점.

못난짓을 먼저 해버린 주제에 그만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까지 했으니 아주 가지가지 한 셈이다. 이럴때 나를 보면 정말 머리통만 간신히 가린채 몸뚱이는 밖에서 버둥거리는 덩치 큰 미련한 새 같다. -_-;;

아, 이렇게 면팔릴데가.. 하고 잔뜩 쪼그라져들때, 저 멀리서 구원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천사의 나팔 소리와도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노래가 들리자 울음이 멈추었고, 역시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이번에는 깔깔 대며 웃어댔다.

왜 이렇게 정서상태가 봄바람에 날리는 치마자락 같은지 원. 하지만, 가끔은 내가 누군가의 손바닥 안이라는게 너무도 마음 편하고 기쁘기도 하니 신기할 노릇이다. 이런짓 저런짓 해도 결국, 으헝~ 울었다가 숨 넘어가게 웃고 끝이다!

아무리 그래도 못난짓 좀 줄여야겠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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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4-18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다가 웃으면 '큰 일' 나요 ^^;
못난 짓 대신 여린 감성이라고 자기최면을 걸어보심이 ...

하늘바람 2006-04-18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못난짓은 화부터 나지요. 토닥토닥

해적오리 2006-04-1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바람에 날리는 치마자자락...멋있는 표현이네요.

이리스 2006-04-1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 / 큰일이 여러번 나서 뭐.. -_-;; 좋게 좋게 생각해야겠지요?
하늘바람님 / 감사합니다.. --;
날나리님 / ㅎㅎ 그런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