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이 장식용이냐?!"휴일 문닫는 국공립대도서관 불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대학도서관들이 주말과 휴일이면 문을 닫고 시민들의 이용을 제한해 공공성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이정화씨(29)는 한 지방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이씨가 주로 보는 전공서적은 일반서점에서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평일이면 국공립대학의 자료실을 찾게 된다. 하지만 주말이 오면 이씨는 갈 곳이 없다.
서울대는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까지 도서관 자료실을 닫는다. 서울시립대도 토요일과 일요일 내내 도서관 자료실을 닫는 등 국내 모든 국공립대학의 자료실은 주말에 이용할 수 없다. 이씨는 "책들은 장식용이냐. 일반 시민이 이용하지 못하는 자료는 국공립대학에서는 최소한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공립대학 관계자들은 예산과 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재학생들의 반발도 크다고 설명한다. 대학 관계자는 "예산 부족이나 인력도 부족하고 학생들도 거의 반대해요. 불편하다고..."고 전했다. 그러나 국공립대학 예산의 약 80%는 국민 세금이다. 당연히 언제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장이자 연세대 한상완 원주부총장은 "적어도 서울대 같은 국공립대학 도서관의 정보 접근성은 일반 시민에게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공립대학에는 최대 약 250만권의 책이 있다. 하지만 시민을 외면하는 대학과 학생들의 반발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CBS사회부 조기호 기자 cjkh@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