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한심하게 여겼을 것이다. 아마도 싸늘한 비판을 했을듯 싶다.
다시, 안개 안으로 들어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안개 속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명같은 건 열가지 정도는 그럴듯하게 늘어놓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어린 내가 지금의 나를 보고 비웃는다.
갈팡질팡, 좌충우돌, 땅굴을 파고 기어 들어가 앉기...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나침반은 누구도 내게 쥐어주지 않는다. 나는 내 나침반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안개에서 나가야 한다.
자, 그러니... 비웃음은 이제 거둬주렴.
나갈게. 이 지독한 안개 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