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난 사고를 쳤다. 그걸 이제 알다니, 빠른 걸까 아니면 늦은걸까.
깨닫는 순간 너무 창피해서 먼지로 변해서 날아가버리고 싶었다.
천만 다행인건 내가 사고친건 나 자신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것 이상 두려운 일이 또 있으랴.
나는 내가 왜 사고를 쳤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반복되는 문제라서 더 괴롭다.
그릇이 와장창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지고 나서야 깨진 그릇이 얼마나 형편없고 약했는지 알게 되듯 나역시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소중한 것을 담아두었던 그 그릇들은 그걸 담아두기에는 터무니없이 저급하고 경박하기 짝이 없는 조악한 그릇이었던 것이다.
내 소중한 것들을 그나마 거의 온전하게 그 저급한 그릇들에서 건져내어 다행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아직도 나는 한참 멀었다.
잠시 판단력이 흐려진 사이, 엉뚱한 짓이나 저지르고.. 본능에 끌려다니다니.
정초부터 반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