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중 어느 하루 늦은밤, 나는 망설이다가 룸서비스 버튼을 눌렀다.
단지,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마셔보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302호, 와인 한병을 주문했다. 글라스는 하나면 된다고 덧붙이고 난뒤 몇 분이 지나자
와인이 내 방 탁자위에 놓여 있었다.
때마침 텔레비젼에서는 <사이드 웨이>가 방송되고 있었다.
엘에이 공항이 내려다보이는 쉐라톤 호텔 302호에서 나는,
새벽 3시가 되도록 홀로 와인을 마시며 와인에 대한 영화를 보며 조금 울다가 잠이 들었다.
엘에이와 서울의 시차는 17시간이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일상에 복귀한 지금, 마치 17년 차이를 극복하고 연애에 성공하기 위해 애쓰는 그런 기분이 든다.
아직도 머리가 멍하다.